트럼프는 ‘원유’, 네타냐후는 ‘헤즈볼라 제거’ 원한다
트럼프, 호르무즈 안정 우선 과제로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격 자제” 요청
네타냐후는 “휴전 대상 아니다” 강조
헤즈볼라 무력화 나서 간극 커질수도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평화 협상 추진이 이스라엘의 군사 전략과 충돌하면서 양국 간 ‘동상이몽’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양국이 휴전을 발표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8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에 고강도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및 통항 제한 등을 거론하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면 휴전을 재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을 축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는 레바논에서 작전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측의 우선순위는 서로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안정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내 헤즈볼라 제거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이 취약해진 상태라고 보고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늦추지 않기를 원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입지를 위협하는 이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을 대대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2.](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donga/20260410191028942ttri.jpg)
미국은 이란 전쟁을 반대해 온 JD 밴스 부통령을 앞세워 이번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군이 전력을 다해 헤즈볼라를 계속 타격하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국경 너머로 로켓 포격을 가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 의원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이란의 반발을 불러 휴전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선 “미국 외교정책을 외주 하청받아 휘두르는 리더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나탄 삭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에서의 군사적 목표는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적 충돌은 피하는 ‘줄타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향후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 간 입장 차는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몇 주간 이란과 잠재적 합의를 협상함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와의 더 많은 이견이 드러날 수 있다”며 “테헤란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나 헤즈볼라, 하마스 및 기타 대리 조직에 대한 지원 같은 이란의 역량은 미국보다 이스라엘에 더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을 대가로 미국이 가해 온 대규모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고, 나아가 신정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가할 것을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발표 후 대국민 연설에서도 “합의를 통해서든, 전투 재개를 통해서든 우리는 그것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 우선순위의 간극이 뚜렷해지면서, 향후 미국과 이란의 협상 과정에 이스라엘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 휴전이 유지될 수 있을지 등에 귀추가 주목된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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