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모드 돌입한 트럼프 … 네타냐후에 전화 걸어 "공격 자제해야"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4.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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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파키스탄서 첫 회담
밴스 등 양측 대표단 현지 도착
이스라엘 압박해 변수 선차단
트럼프 "매우 낙관" 전망 불구
이견 커 빠른 합의될지 미지수
이란, 호르무즈 봉쇄 계속 유지
트럼프, 돌연 "통행료 받지마"
어른도…아이도…"제발 먹을 것 좀 주세요"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피란민 텐트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온 시민들이 식량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첫날인 지난 8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맹폭에 숨진 사람이 300명이 넘고, 115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밝혔다.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지 이틀째 되는 날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연 이란에 해협 통행료 부과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더 강한 통제를 실시할 것을 시사하면서 해협 통행 문제는 11일부터 파키스탄에서 열리는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1차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만약 그들이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면 지금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종전협상의 최대 변수로 부각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표 직후인 지난 8일 헤즈볼라를 공격하기 위해 레바논 공습에 나섰고, 이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3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이란은 미국의 휴전 합의 위반을 명분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협상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축소하고 협상할 것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진행한 미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작전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고 소개한 뒤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는 그것(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며 "우리는 좀 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는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이 있었던 8일 진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레바논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어제 내각에 가능한 한 빨리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레바논 정부와의 회담은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레바논 간의 평화적 관계 수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CBS 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중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식통들은 다음주 미 국무부 주도로 워싱턴DC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측이 참석한 가운데 3자 회의가 진행되며, 회의 목표는 레바논에서의 휴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협상이 미국·이란의 종전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협상을 선언한 이날도 레바논 공습을 지속했으며, 한 소식통은 "휴전 없이 협상을 포화 속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첫 회담에서 양측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영국 BBC 방송이 해상 데이터 서비스 업체 '마린트래픽'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휴전 이후 9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1척에 그쳤다. 전쟁 전 해협 통과 선박이 하루 평균 138척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종전협상에 대해 "이란 지도자들은 언론에 하는 것에 비해 회담 자리에서는 훨씬 다르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훨씬 더 합리적"이라며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동의해야 할 모든 것에 동의하고 있다. 기억하라. 그들은 정복당했다. 그들에게는 군대가 없다"며 "그들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란 측 협상 대표를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레바논은 휴전의 분명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갈리바프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이 미국과의 대면 협상을 위해 이날 중재국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J 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여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레바논도 휴전 대상이라는 점에 동의했지만,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 후 휴전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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