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탈출한 ‘늑구’ 골든타임 놓친 이유···조작 사진으로 초기 수색부터 난항

한수빈 기자 2026. 4. 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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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로 판명된 오월드 동물원 탈출 늑대 ‘늑구’ 목격 제보 사진. 대전소방본부 제공 및 인터넷 캡처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에 대한 수색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등을 사용한 조작 사진으로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늑구는 지난 8일 울타리 아래에 있는 흙을 파 느슨해진 틈으로 동물원을 탈출했다. 소방·경찰·특공대 등 수색 당국은 열화상 드론 등을 투입해 동물원 주변과 보문산 일대 등을 수색하고 있다.

전날 오전1시30분쯤 오월드 인근에서 열화상 카메라에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가 포착된 이후 추가적인 흔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허위·오인 신고는 100건이 넘는다.

대전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월드 밖 오월드네거리에 있는 늑구 사진은 탈출 초기에 소방·경찰·대전시가 합동 회의를 하던 중에 나왔다. 수색 당국은 당시 늑구가 오월드 내부 혹은 인근에 있을 것으로 보고 생포에 초점을 두고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해당 사진으로 인해 혼란을 빚은 수색 당국은 늑대 생포보다 시민 안전에 중점을 두게 됐다. 시는 안전문자를 발송했고, 소방당국은 사진을 배포했다. 주거지 근접인 해당 장소로 수색 인원이 쏠리며 초기 대응에 차질이 생겼다.

배포된 사진과 네이버 및 다음 로드뷰 사진을 비교해 보면 조작 사진의 배경은 25년 하반기 사진에 벚꽃과 차 등을 추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작 가능성이 큰 늑구 배회 사진. 글자 뭉개짐이 있는 화질 저하와 원근감 이상 등 특징이 눈에 띈다.
오월드네거리의 네이버 로드뷰 2025년 4월 사진(왼쪽) 오월드네거리의 다음 로드뷰 2025년 9월 사진 (오른쪽)

가장 확실한 증거는 도로 정지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현장을 실제 방문한 TJB에 따르면 현재 도로 정지선 모양은 칸이 띄워져 있어 로드뷰와 조작 사진의 모습과 다르다. 시기를 더 좁혀 보면 검은색 차양이 있는 건물을 참고할 수 있다. 해당 가게는 25년 10월에 개업한 가게로 이전에는 주황색 차양을 사용하는 가게가 존재했다.

조작 사진과 실제 도로 안내선에 차이를 보인다. TJB 캡처

이외에도 실제 거리보다 가까이 보이는 사진 맨 뒤 쪽 건물, 글자 뭉개짐, 뜬금없는 구조물 등이 AI 조작 사진을 의심하게 한다. 화질이 저하되며 글자가 뭉개지는 건 전형적인 AI 사진 특징이다. 화질 저하로 진위를 가리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다.

(왼쪽 사진 설명)도로 교통표지판 영문자가 일그러져 있다. (오른쪽 사진 설명)사거리에서 맨 뒤 건물 사이의 거리는 367.8m로 사이에 있는 건물은 3개 이상이나 사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조작 사진에 등장하는 맨 뒤 건물과 커브 길도 실제 거리와 대조해 봤을 때 원근감 왜곡이 의심된다. 오월드네거리에서 해당 건물까지 거리는 367.8m로, 맨 앞 건물 사이에 9개 정도 건물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진상 실제 거리보다 가까이에 있는 건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커브에 있는 안전 펜스도 사진 속 등장하는 차량과 비교했을 때 실제보다 크게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오월드네거리와 사진상 마지막 건물 간 거리. 네이버지도 캡처

수색 당국은 시민 안전을 위해 제보 사진이 들어오면 허위든 실제든 현장에 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대전소방본부 예방안전과 소방홍보팀 소속 송동헌 소방장은 위조 사진 생성 자제와 출처 확인을 당부하며 “차도 늑대 사진은 현재 높은 확률로 조작 사진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허위 혹은 오인 신고로 수색 인력이 분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AI 이미지 탐지기인 트루스스캔으로 판독한 결과 97% 확률로 AI 생성 사진인 것으로 나왔다. 빨간색일수록 합성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부분 이외에 늑대 주위 조명과 그림자가 주변 환경과 일치하지 않고 지나치게 선명한 것을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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