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시한 벌어놓고 '기습 철회'…풍산 변심에 뒤통수 맞은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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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방산 수직 계열화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꼽혔던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풍산 측이 협상 막바지 전격적으로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 딜을 준비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49분,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동시에 '인수·매각 중단' 공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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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방산 수직 계열화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꼽혔던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풍산 측이 협상 막바지 전격적으로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 딜을 준비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49분,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동시에 '인수·매각 중단' 공시를 올렸다.
양측이 동시에 공시를 냈지만, 시장에서는 풍산이 주도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풍산이 먼저 판 깼다…노조 반발 결정타
지난 3월 5일 첫 매각설 당시만 해도 "한 달 이내 재공시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풍산은, 불과 엿새 전인 4월 3일 재공시 기한을 '3개월 이내(7월 2일)'로 연장하며 협상 장기화를 예고했었다.
하지만 석 달이나 벌어둔 시한을 뒤로하고 돌연 '매각 사실 없음'을 확정 지은 것은 풍산이 협상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3일 비공개 입찰에 단독 참여해 최종 제안서까지 제출했던 한화로서는 풍산이 깔아준 '3개월'이라는 시간표를 믿고 있다가 기습적인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한화는 풍산 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중단 의사를 전달받고 급하게 공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수직계열화 좌절…'제3자 인수' 가능성도 희박
당초 이번 매각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로이스 류(미국 국적) 부사장의 승계 난제를 풀기 위한 시나리오로 읽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풍산은 승계 편의보다 수익성이라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풍산 내부에서도 탄약사업부 매각 관련,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7할을 책임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왜 경쟁사에 넘기느냐는 반대 기류가 거셌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매각 시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을 우려한 풍산 노조의 강력한 반대 투쟁 역시 류 회장의 결단을 되돌린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K방산 수출 호조로 탄약 몸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굳이 독점 효자 사업을 떼어낼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류진 회장 특유의 방산 사업에 대한 자부심 역시 이번 '유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등 세계적 무기 체계를 생산하면서도 탄약은 외부 조달에 의존해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무기+탄약' 패키지 수출의 밸류체인을 완성하려 했으나, 풍산의 변심에 급제동이 걸렸다.
자본시장과 방산업계에서는 LIG D&A 등 경쟁사가 풍산을 인수할 가능성 역시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고 본다.
풍산이 9일 공시를 통해 특정 기업을 넘어 시장 전체에 '매각 철회'라는 종지부를 찍었을 뿐 아니라, 조 단위의 몸값과 독과점 규제 리스크를 감당하며 재래식 탄약 사업에 뛰어들 실익이 타 업체들에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딜'의 여파는 주식시장으로도 번졌다. 협상 중단 공식화 직후인 10일 풍산홀딩스가 전일 대비 14.39% 급락한 4만6400원, 풍산은 3.21% 내린 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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