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있는데 약포지가 없다"…약국도 전쟁 [르포]
수도권 넘어 지역으로도 불안 심리 확산

"요즘은 조제할 때 필요한 약포지 롤지 주문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몇 주 분량은 확보해놨지만 이게 떨어지면 약 포장 자체가 안 돼 걱정입니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약국에서 만난 약사는 조제용 비닐 롤지 재고를 살피며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주문하면 됐는데 지금은 공급업체가 제한을 걸어놨다"며 "예전 품절약 때처럼 약국끼리 서로 빌려 쓰는 것도 모두 부족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장기처방이 많은 대학병원 앞 문전약국은 보름 정도의 약포지 분량을 남기고 있었다. 서울 양천구 한 약사는 "엊그제 확인했을 때 15~20일 정도 재고가 남아 있었다"며 "간단한 처방은 가능하면 환자분들께 포장지 대신 통으로 가져가면 안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넘어 지방도 영향권에 들어선 모습이다. 전남 목포의 한 약사는 "우리도 미리 약포지를 구매해 확보해놓긴 했지만 부족한 상황은 맞다"며 "판매 업체에서 이전 3개월치 구매량 평균을 기준으로 제한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전쟁 사태로 의료 소모품이 빠르게 동이 나고 있는 상태다. 약포지와 물약통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이 중동전쟁으로 불안해지자 주문량이 급증한 탓이다. 실제 수급이 중단되거나 생산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지만, 가격이 오르거나 품절되기 전에 의료 소모품을 사들이는 현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의료 소모품 생산업체들은 공급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의료 소모품 구매 사이트에서는 팝업창을 통해 '원료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구매 횟수와 수량을 제한한다', '투약병 제품 가격 인상' 등의 안내 문구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소모품 생산업체 관계자는 "약사분들이 불안하시니까 주문량이 늘었다"며 "저희가 생산하는 양이랑 수요랑 급이 맞아야 되는데 그게 안돼서 선제적으로 주문을 받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장 혼란이 커지자 대한약사회도 사태 진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10일 오전 회원 약사들에게 '수급불안 조제용 소모용품 대응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대한약사회는 안내를 통해 과도한 일 단위 분할 조제 자재', '사재기 지양 및 합리적 구매' 등을 당부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은 머니투데이방송과 통화에서 "약포지가 없으면 환자에게 약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원료 수급이 정상화되면 약포지와 시럽병 제조업체에 우선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수현, 정문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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