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車 5부제 보험료 할인, '사후 환급' 가닥…위반시 페널티 검토
위반차량 사고시 '페널티' 논의

정부와 보험업계가 추진 중인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 특약'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기술적인 '운행 단속'이 아닌 국민의 '자율 참여'에 기반한 사후 환급형 인센티브다. 보험업계는 데이터 검증의 한계를 지적하며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당국은 고유가 시대 민생 대책의 일환으로 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주 초 금융당국에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 특약 도입과 관련해 업계 우려 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차량 운행 여부를 확인할 기술적 수단이 없다는 점, 위반한 가입자에 대한 페널티 적용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보험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기술적 수단을 통한 실제 운행 여부 확인'은 도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현대차 '블루링크'와 기아 '커넥트'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나 OBD(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유료 서비스 이용료 부담과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인해 사실상 배제됐다.
결국 이번 특약은 가입자가 차량 5부제 참여를 약속하고, 보험 기간 종료 후 보험료를 돌려받는 '자율 준수 기반의 사후 할인' 방식이 유력하다. 보험료를 미리 깎아주는 '사전 할인' 방식은 이미 계약을 갱신한 가입자에 대한 소급 적용 문제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5부제 위반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며 "기술적 정교함보다는 에너지 절감이라는 대의에 동참하는 분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개념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사들은 고유가 시대 민생 경제를 위해 업계가 나서달라는 당국의 '대승적 요구'에는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수익성이 고민이다. 정작 혜택만 챙기고 약속을 어기는 '도덕적 해이'를 걸러낼 물리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적용 기간과 할인율 등 상품 구조에 대한 고민도 깊다. 특히 한시적 운영 조건의 종료 시점을 '에너지 수급 위기 해소 시'로 설정할 경우,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3개월 단위로 연장할지, 위기 해소 시까지 무기한 유지할지 등 세부 설정을 마련하는게 쉽지 않다"면서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혜택만 노린 가입자가 몰릴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때문에 보험업계는 위반자에 대한 페널티 부과 등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차량 5부제 운행을 위반하고 사고를 냈을 경우, 할인 혜택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특별할증'까지 적용하는 페널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0년 '승용차 요일제' 자동차보험 특약을 시행했을 당시 연 3일을 초과해 위반한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 또 요일제 가입자가 운행 제한 날짜에 사고를 내면 정상적인 보험 보상은 가능하나 다음 연도 자동차보험료에 약 8.7%의 특별할증을 부과한 바 있다.
현재 손보협회는 표준 약관을 만들고 있고, 보험개발원은 요율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상품 출시를 앞당기기 위해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가 제시한 의견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상품 출시를 위해 속도감있게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강은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