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新 광업개혁법 통과…외국 자본 유치 본격화하나

현정민 기자 2026. 4. 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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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화수소법 개정안 승인 후 2달만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투자 확대 보장”
차베스·마두로 ‘국유화’ 유산 폐기 기로에

베네수엘라가 광업 산업 전면 개방에 나서며 외국 자본 유치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국회는 노후화된 광업 산업을 현대화하고 외국 민간 기업들의 개발 참여를 확대하는 새로운 광업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외국 기업의 독자적인 원유 개발을 허용하는 탄화수소법 개정안을 승인한 지 약 2달 만이다.

이로써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이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대를 이어 추진해 온 대규모 국유화 조치가 사실상 폐기 기로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 광업법은 탄화수소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참고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통과된 탄화수소법 개정안은 베네수엘라에 본사를 둔 민간 기업이 석유 탐사 및 채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들은 ▲새로운 계약 모델을 통해 유전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생산물을 상업화하며 ▲국영 석유회사(PDVSA) 소수 지분 파트너로 활동하는 경우에도 판매 수익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법은 광업 허가를 취득한 기업들에 대해 정부의 일방적인 자산 압류에 대한 구제책 및 안전장치를 제공할 것을 명시했다. 앞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유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내 금광을 개발 중인 미국·캐나다 기업들의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하고 PDVSA 지분율을 강제로 조정하는 등 불확실한 투자 환경을 조성했는데, 이에 대한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법은 투자자들이 베네수엘라 법원 외에도 중재 및 조정 절차를 통해 정부와의 계약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광산 지역 감시를 위해 국가방위군 내 특수 부대를 신설하는 것을 포함, 4개의 감독 기구가 신규 설립될 전망이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광업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 2036년까지 연간 최소 80억달러 규모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금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희토류를 비롯해 ▲보크사이트 ▲철광석 ▲석탄 ▲구리 ▲니켈 ▲콜탄 등 다양한 전략 광물을 보유 중이나, 대부분은 미개발된 상태다.

앞서 지난 3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 및 기업 대표 20여 명과 회동, 광업 개혁 추진의 뜻을 거듭 표명한 바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개혁을 통해 투자자들이 사법적 안정성, 정치적 확실성을 모두 확보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불안정한 현지 광산 지역의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도 베네수엘라 남동부 볼리바르주와 아마존 열대우림 일대에서는 불법 채굴이 성행하고 있으며, 갱단과 게릴라 조직, 부패한 군 관계자들이 사실상 광산 운영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법적 강제력이 미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콜롬비아 최대 게릴라 조직인 민족해방군(ELN) 등 무장 세력이 사실상의 ‘그림자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안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법 채굴 전문가인 브람 에버스 컨설턴트는 “카라카스 정부는 광산 지역에서 실질적 통치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법을 제정할 수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무장 세력과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과 긴밀히 소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신의 입지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상 대통령의 일시적 부재 시 부통령은 최대 90일간 대행직을 수행할 수 있는데,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법적 임기가 사실상 지난 3일 만료됐음에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법원을 동원,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국회 승인 없이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이후 국방장관과 검찰총장 등 마두로 핵심 측근을 교체하며 권력 기반을 강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인정받아 미 재무부의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최근 각 회원국을 대상으로 베네수엘라 관련 설문을 진행, 베네수엘라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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