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은총재 "중동 전쟁 없으면 환율 안정 국면…빠르게 내릴 수도"
"현시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적어…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화 아직"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0 [공동취재] ksm7976@yna.co.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yonhap/20260410144859965ykrh.jpg)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동 사태로 환율이 빨리 오른 만큼 사태가 안정되면 그만큼 빠르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급 요인 등을 봤을 때 중동 전쟁만 없었으면 환율이 상당히 안정될 수 있는 국면으로 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환율 급등 국면에서 외환당국의 개입이 적었다는 지적에는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차익 실현을 위해 돈을 가지고 나가면서 환율이 올랐는데, 그때 개입해 환율을 낮춰주면 국내 주식을 매도한 외국인만 더 이익을 보는 상황이라 개입할 이유가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 사태로 원유 수입 비중이 큰 한국, 일본 등의 통화가 달러에 비해 더 크게 움직인 부분에 대해선 정책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 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저성장·고령화로 인해 고환율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이론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물가, 성장률 영향에는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대만 국가에 미치는 충격이 크기 때문에 공급 면에서의 물가 충격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올라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 이 시점에서 얘기하라고 하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택 가격 상황과 관련해서는 "서울 주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다시 좀 올라가는 국면이 있어서 완전히 안정됐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부동산 문제는 양극화 해결과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 등을 위해 반드시 고쳐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현재 시장에서 금리 인상 기대가 높은데 금통위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없었다면 물가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지.
▲ 우선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 전망 시계를 기존에 3개월에서 6개월로 확장하기로 했기 때문에 3개월 뒤 금리 전망은 내부적으로 기록만 하고 공개하지 않겠다. 다만 현재 금통위 내부 분위기를 말씀드리면 지금은 당장 통화 정책과 금리보다는 중동 뉴스에 따라 시장이 급격히 변동하기 때문에 중동 사태 전개 방향과 협상 과정이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야 논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전망에서는 인상, 인하 논의가 크게 없었고 사태를 지켜보자는 얘기가 있었다. 물가나 인플레이션이 어느 수준이 돼야 정책에 반영할지는 기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원칙은 명확한데, 사태의 2차 파급 효과가 없고 단기적이면 통화 정책이 가급적 반응하지 않는 게 좋고, 시장 파급 효과가 있고 지속적이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중동발 충격이 성장률과 물가를 자극할 구조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가.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교했을 때 우리 경제가 현재 회복세긴 하지만 충분한 회복세라고 하기는 어렵고 러·우 전쟁 당시엔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있기 때문에 그때 비해서는 수요 측면에서만 봤을 땐 물가 상승 압력이 크다고 할 순 없다. 다만 공급 면에서 봤을 땐 러·우 사태는 유럽 지역에 더 영향이 컸던 반면 이번 중동 사태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대만에 충격이 크게 때문에 공급 면에서의 물가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올라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장률 면에서 경상 수지는 현재 속보치를 봤을 때 수출은 저희 생각보다 좋지만 건설은 생각보다 나쁘다. 환율이 올라가면서 건설 투자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떻게 될지는 5월 금통위에서 발표할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사태가 여기서 끝날지, 그리고 에너지 인프라 손실이 있을 지 등이 우리 경기 예측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중동 사태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에 2.2%였고, 성장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고 추경도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이란 사태가 종결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적다고 말씀드릴 것 같다. 그런데 지금 2주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하고 매일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미국과 이란이 서로 공습해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다든지 하면 종전이 돼도 영향이 장기적이기 때문에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부인하긴 어렵겠다. 다만 어떻게 사태가 진전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 현재 환율 수준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는가. 또 최근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역대 최대인데, 상대적으로 개입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 환율은 참 어려운 문제다.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큰데, 작년 하반기에 환율이 달러와 괴리돼 홀로 오른 것은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근데 올해 들어서는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이 많이 반영됐고, 그 후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주가가 그 전에 굉장히 많이 올라서 이익 실현을 한 면이 있고 또 중동 사태로 우리나라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는 예측 등이 작용했다. 지금 그런 현안들을 어떻게 판단하냐고 한다면 환율 레벨(수준)에 관해서 얘기하긴 참 어렵다.
지금 외화 유동성은 굉장히 풍부한 상태고, 현물환 달러 환율은 많이 올라갔지만 대차 시장에서는 달러를 바꾸지 않고 빌려주려는 수요가 너무 커서 오히려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있는 이상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흐름을 보면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으로 인해 해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개인의 해외 투자도 1월 이후로는 조금씩 줄어서 3월 이후로는 오히려 돌아오는 분위기도 있고,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도 상당폭 감소한 상황 등을 고려해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오른 만큼 그만큼 또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환율 예측은 어렵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보면서 얘기해야 할 것 같다.
환율이 1,420원대로 내려와서 욕을 덜 먹고 나가겠다고 안심하면서 그동안 수고했던 국제국 직원과 저녁 식사를 했는데 갑자기 이란 전쟁이 터졌다. 현재 환율이 많이 올라갔는데, 이란전쟁 전에 시장 개입을 하지 않고 그냥 뒀으면 더 높아졌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 개입은 당연히 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환보유고는 이렇게 환율 변동성이 과도할 때 개입하라고 있는 것이다.
-- 총재 임기 중 계엄과 전쟁을 겪으면서 환율이 1,200원대에서 1,500원 부근으로 올랐다. 이러한 환율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리고 원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 환율 1,500원 레벨을 과거와 단순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달러인덱스에 비해 얼마큼 절하됐는지를 가지고 판단하면 훨씬 더 거시경제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처음 와서 환율이 오를 때는 그것은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금리를 워낙 빠르게 자이언트 스텝으로 올리고 다른 나라 통화가 다 같이 절하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중반에도 1,400원대 초반까지는 달러와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이후 작년 연말에 원화가 달러인덱스보다 더 빨리 움직인 상황, 그리고 최근 들어서 중동 사태 이후 아시아 국가가 더 취약하다고 판단해 환율이 더 많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요새 우리나라가 고령화, 저성장으로 인해 환율이 1,400원, 1,500원으로 구조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이론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저금리를 계속 유지해왔다. 앞으로 우리나라 통화 정책과 금리 등 영향을 미칠 요인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고환율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보면 수급 요인을 볼 땐 작년과 달리 이란 전쟁만 없었으면 환율이 상당한 정도 안정될 수 있는 국면으로 변했기 때문에 환율이 더 빨리 내릴 수도 있다. 결국 변동 환율제가 가격을 움직인 것이고, 자꾸 1997년이나 2008년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중동 전쟁 이후 환율 급등 시기에 외환당국이 조용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작년 말과 지금 한은의 입장 차이는.
▲ 작년 연말 환율이 1,480원으로 갈 땐 달러인덱스와 관계 없이 우리 내부 요인에 의해 급격히 올랐다. 그 요인이 우리 내부 투자자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개입해 그 심리를 바꿀 가능성도 컸고 효과가 더 큰 국면이었다. 그러나 3월에 원화가 달러인덱스보다 더 크게 오른 것은 중동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취약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니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원화 절하폭을 키운 것은 우리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가지고 나갔기 때문인데 그때 개입해 환율을 낮춰주면 외국인만 더 이익을 보는 국면이 되기 때문에 저희가 개입할 이유가 적었다.
-- 지난 달 정부의 추경 필요성에 동의하는 의견을 낸 배경은 무엇인가.
▲ 이번 추경은 부채를 통해 조달된 것이 아니라 초과 세수를 통해 조달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고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다만 이번 추경의 내역을 보면 지방 교육 재정교부금이 4.8조원이 들어가 있는데, 이는 법으로 우리가 세수가 걷히면 일정 부분은 교육 예산으로 쓰도록 정해놨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고 의무 교육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바람직한 지출 항목이었겠지만 지금 같이 추경을 통해 경기 대응을 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이것을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기계적으로 보내는 것이 과연 목적에 합당하냐, 이런 경직성은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는 추가적으로 더 많이 고려해봐야 될 것 같다.
--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의 자산 대부분이 외화 자산이라 이해 충돌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 국민 정서에는 어긋날지 모르겠지만, 해외 인재를 모셨는데 그가 가진 해외 자산이 있다고 해서 우려하는 것은 너무 크게 우려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는 신 교수님의 애국심이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더 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 주택 가격의 추세적 안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쓰여 있는데, 최근 주택 시장 흐름은 어떻게 보는가.
▲ 서울 강남 지역의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 대출의 경우는 안정세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수도권 주변의 부동산이 다시 올라가는 국면에 있어서 완전히 안정화됐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부동산 정책은 하나의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란 것은 여러 번 말씀드렸다. 서울 중심의 주택 가격 상승을 그대로 두면 우리나라 국민 양극화와 정서 문제,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굉장히 나쁜 변화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 문제는 고쳐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6개월 금리 전망 등 포워드 가이던스 체계가 차기 총재 체제에서도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가.
▲ 포워드 가이던스 개편은 후임자에게 너무 큰 부담을 드리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했는데 지난 3년간 계속해서 준비를 해왔고, 그걸 덮어두고 가기도 좀 그래서 상의 끝에 2월에 개편해서 처음 발표했는데 타이밍은 좋았던 것 같다. 2월에 시장 금리가 저희 생각 이상으로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6개월 이후의 저희 생각을 명확히 말씀드림으로써 금리가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움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 금리 전환기가 되고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서 또 채권 투자자나 언론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게 된다면 이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성공 여부는 한은이 어떻게 하느냐 못지않게 시장과 언론이 이 가이던스가 조건부라는 것을 잘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을 다 해결하지 못해 발걸음이 무거운 지점은 무엇인가. 지난 4년간 했던 발언이나 결정 중에 후회하는 점은 없나.
▲ 오늘은 경제 문제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다만 일단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 앞으로 바깥에 나가면 새로운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하면) 발걸음이 아주 가볍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그래도 좀 아쉬운 게 있다면 환율이 많이 안정된 상황에서 후임자에게 넘기면 좋을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으니까….
후회되는 것은 제가 말실수를 많이 했다. 그중에서 두 개만 말하라고 한다면 서학개미 관련 발언이다. 작년에 왜 서학개미들이 왜 이렇게 많이 나가냐고 제가 한 대학생에게 물어봤더니 "쿨해서요"라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한 건데, 언론 보도가 제가 쿨하다고 얘기했다고 많이 나와서 제 얘기가 아닌 걸 제 얘기처럼 한 것이 후회가 된다. 다만 당시 데이터를 보면 우리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자본 유출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고 그 얘기는 지금 하라고 해도 아마 얘기는 했을 것 같다.
그 외에는 지난해 11월에 블룸버그와 인터뷰 했을 때 당시 저희가 금리 인하 이후였는데 인하 기조가 너무 계속되는 것으로 기대가 강화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정책 기조에 전환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저는 그게 동결로 전환되는 것으로 생각했지, 인상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근데 그 얘기가 나오자 마자 언론 등에서 인상이라고 적어서 이자율이 많이 오르고 해서 엄청 많은 곤란을 당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금리 결정 관해서는 그냥 얘기하자 말자 그런 생각을 했다.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저는 금통위원들이 잘 해주셔서 그렇게 후회 없다. 금리 인하할 땐 조기 인하에 실기를 했다고 했는데 지나고 나니 금리를 너무 안 올려서 환율이 이렇게 됐다고 비난하는 분도 많고 그러니까 양쪽이 다 있으니 그래도 잘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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