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대출 환매요청 30조원 상회…국내 전이 공포 부채질
금융위기 때와 달라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 제한적
![▶ 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552778-MxRVZOo/20260410144444239lolq.jpg)
올해 1분기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서 약 30조원이 넘는 환매 요청이 발생하며 유동성 우려가 계속 불거지자 국내 금융시장으로 리스크 전이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은행권의 직접적인 위험 노출이 적고, 펀드 자체의 환매 제한 장치가 작동하고 있어 단기적인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낮다. 국내 금융기관의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역시 총자산 대비 비중이 낮아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투자 비중이 높은 일부 공제회와 개인 투자자 판매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올 1분기 블랙스톤·아폴로·블루아울 등 주요 운용사의 사모대출 펀드에서 208억 달러(약 30조7000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이 발생했다. 이는 해당 펀드 전체 자산(약 3000억 달러 추산)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운용사들은 약정된 환매 한도(통상 분기당 순자산가치의 5%)를 적용, 요청액의 절반가량만 지급하는 환매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사모대출 자산의 구조적 비유동성과 투자자의 유동성 요구 간 불일치에 있다. 과거 기관투자자 위주의 폐쇄형 펀드가 중심이던 사모대출 시장은 최근 개인투자자도 접근 가능한 준유동성 펀드로 재편됐다. 기초 자산은 유통 시장이 없어 현금화가 어려운 반면, 펀드 구조는 주기적인 환매를 허용하고 있어 시장 심리가 악화될 경우 유동성 마찰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차입 기업의 펀더멘털 저하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사모대출 시장의 주요 차입처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이자 상환 부담이 누적된 상태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기존 구독형 소프트웨어 산업의 수익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부실 가능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금융위기와 차이…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 낮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외 자본시장 연구기관들은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은행이 위험성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직접 실행해 손실을 떠안았으나, 현재 사모대출 시장에서 은행의 역할은 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거나 선순위 담보부 대출을 제공하는 데 그친다. 은행 시스템으로 손실이 전이될 직접적 고리가 약하다는 분석이다.
또 펀드의 구조적 방어 장치가 있다는 점도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 사모대출 펀드의 대다수는 만기가 고정된 폐쇄형이거나, 환매 한도가 설정된 준유동성 펀드다. 이번 1분기 사태처럼 투자자 자금 회수 요구가 집중되더라도 운용사가 자산을 염가에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출처=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552778-MxRVZOo/20260410144445579yavn.jpg)
◆국내 금융시장 파급력은 제한적…국지적 모니터링은 필요
금융당국 및 시장 추산에 따르면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보험사 및 증권사 등 국내 기관 및 개인의 해외 사모대출 익스포저는 최소 38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분석 결과 한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사모신용 익스포저는 총 투자자산 대비 평균 2.1% 수준이다.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들의 익스포저 역시 자산 대비 2% 안팎으로, 다양한 산업 섹터에 분산 투자돼 있다. 따라서 개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지급여력비율 등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세부적인 포트폴리오 점검은 필요하다. S&P 보고서는 일부 공제회의 경우 사모대출 익스포저가 총 운용자산의 약 10%에 달해 실제 부실 발생 시 투자 수익률 저하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약 5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 관련 상품 역시 주의가 요구된다. 펀드 내에서 환매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판매 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이슈나 투자자 분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사모대출 불안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불투명한 시장 특성에 정확한 리스크 파악이 어려운 것이 우려된다"며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한도를 상회하는 환매 요청 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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