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가 생명’ 무릎 인공관절 수술··· 인공지능 도입으로 오차 줄인다

김태훈 기자 2026. 4. 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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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 대신 수술로 인공관절을 삽입할 땐 환자의 다리 축과 정렬을 이루는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오차가 클 경우 통증이 지속되거나 인공관절의 수명이 급격히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인데,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정밀도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무릎 관절 안에서 충격을 흡수하며 관절의 부드러운 동작을 가능하게 하던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는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면 통증과 염증반응이 심해질 수 있다. 연골은 자연 치유가 극히 어려운 조직이라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동안 수술에서 새로운 인공 구조물이 환자의 원래 다리와 같은 각도로 삽입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조정하는 과정에는 집도의의 손끝 감각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의사의 주관적 판단에 의지하던 수술 방식을 인공지능에 바탕을 둔 객관적 데이터와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보완하는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혁신적 의료 기술의 조기 도입을 위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대상으로 지정된 기술이 속속 나오며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활용되는 양상이다. 기존에 축적된 수백건의 수술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며 수술 전 단계에서 미리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과거에는 수술방 안에서 맞춰가며 결정해야 했던 불확실한 요소들을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전에 정밀 설계해 들어간다”며 “이는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적용 방식을 보면, 우선 환자 무릎 관절에 대한 영상검사 자료를 입력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각 무릎의 고유한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으로 분석하는 데서 시작한다. 최적의 하지 정렬 축과 뼈 절삭 범위를 계산한 값이 나오면 이 수술 설계도를 바탕으로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개인 맞춤형 가이드’가 제작된다. 이처럼 오차를 최소화한 정밀 의료는 수술 중 뼈의 한가운데 있는 골수강까지 불필요하게 칩습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그 덕에 출혈량은 줄고 수술시간은 단축돼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령 환자들의 마취 부담 또한 감소시켜 빠른 회복을 돕는다.

인공지능 기술은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는 이점도 제공한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하지 정렬의 정확도에 달려 있는데, 인공지능은 골반부터 무릎, 발목에 이르는 다리 전체의 축을 정확하게 계산해 하중이 특정 부위에 쏠리지 않게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수술을 설계한다. 여기에 한국인의 좌식 생활을 반영해 굴곡 범위를 넓힌 인공관절을 결합하면 수술 후 환자의 적응을 도울 수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의료진의 경험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전문성을 가장 완벽하게 뒷받침하는 정밀한 도구를 갖추는 것”이라며 “첨단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인공관절 수술의 오차를 ‘제로’에 가깝게 줄이고, 모든 환자가 표준화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밀 의료의 새 기준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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