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으면 동물은 어디로···민간보호시설 대규모 폐쇄 우려
시민단체, 제도 개선 요구 집회 예고
“동물 보호 법이 오히려 생명 위협”

민간동물보호시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제도 개편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민간 보호소 신고제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 모임’은 오는 13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의 전면 개정과 입지 규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동물보호단체 활동가와 민간 보호시설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민간동물보호시설 운영자는 관할 지자체에 시설을 신고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나 시설 폐쇄 명령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당초 신고제 시행을 3년간 전면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호 동물 100마리 이하 시설에만 3년 유예를 적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조정했다.
문제는 신고 요건과 현실 여건 간 괴리다. 현재 다수의 민간동물보호시설은 소음과 악취 민원을 피해 도시 외곽의 농지나 근린생활시설 부지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신고를 위해서는 건축법상 ‘제2종 근린생활시설’ 또는 동물 관련 시설로 용도 변경을 해야 하는데, 절대농지나 일부 부지에서는 이러한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신고를 의무화하면서도 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입지에 시설을 두도록 만드는 구조적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유예 기간을 늘리더라도 입지 규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제도의 실효성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에는 약 300곳 이상의 민간동물보호시설이 운영 중이며 이들 시설은 유기동물과 길고양이 보호 등 공공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해 왔다. 일부 지자체 보호소의 수용 여건이 열악해 민간 시설이 동물을 구조해 오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유예 없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대규모 민간 보호시설이 폐쇄되거나 처벌 대상이 되면서 보호 중인 동물들이 지자체 보호소로 몰리거나 보호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락사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한 현행 신고 기준이 자본력을 갖춘 일부 시설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개인 비용으로 동물을 보호해 온 비영리 운영자들이 제도권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신고제 전면 유예 또는 폐지, 기존 입지에 대한 한시적 양성화 특례 마련, 현실성 없는 용도 변경 기준 개선, 농지법·건축법 등 관련 법령 간 충돌 해소를 위한 범정부 협의체 구성, 민간 보호시설에 대한 제도적 인정과 지원, 정부와 민간 간 실질적 대화 등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고 선의의 보호 활동을 범죄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유기동물 보호 현실을 직시하고 제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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