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대사 없는 몸짓도, 해설 입으니 언어로…‘박현아와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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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공연'은 클래식 음악, 무용처럼 문턱 높은 장르가 대중에게 보내는 친절한 초대장이다.
지난 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 '박현아와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발레'는 이런 우려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진행은 한국발레협회 대구경북지회 이사이자 민간 무용단체 '데시그나레 무브먼트' 대표인 박현아가 맡았으며, 대구 출신의 박민우 발레리노와 최수연 발레리나가 무대에 올랐다.
아울러 발레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이 장르에 흥미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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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발레 대표작 ‘지젤’ ‘해적’ 소개 후 주요 장면 시연
‘마임’ ‘파드되’ 중 발레 주요 요소들 설명으로 장벽 낮춰
관객 반응 호평…동작 설명·질의응답 부재는 다소 아쉬워

'해설이 있는 공연'은 클래식 음악, 무용처럼 문턱 높은 장르가 대중에게 보내는 친절한 초대장이다. 하지만 관객의 마음 한편엔 의구심도 든다. '강연처럼 지루하지 않을까?' '해설을 듣는다고 해서 작품이 정말 다르게 보일까?'
지난 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 '박현아와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발레'는 이런 우려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지역 예술인들을 조명하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기획 시리즈 '2026 아츠스프링 대구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공연은 평일 저녁임에도 239석의 객석 대부분이 가득 차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진행은 한국발레협회 대구경북지회 이사이자 민간 무용단체 '데시그나레 무브먼트' 대표인 박현아가 맡았으며, 대구 출신의 박민우 발레리노와 최수연 발레리나가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해설과 영상, 핵심 장면 시연이 이어져 쉽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날 주제는 '낭만 발레'였다. 1830년대부터 약 40년간 유럽을 풍미했던 장르로, 현실과 환상의 대비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이 발레의 중심이 되면서 '토슈즈'가 등장하고, 깃털처럼 가볍게 발끝으로 서는 춤이 발전된 시기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낭만 발레 대표작으로 '지젤'과 '해적'을 소개했다. 그는 "두 작품 모두 아돌프 아담이 작곡했지만, 다른 매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1841년 초연된 '지젤'이 주인공 지젤의 비극적인 사랑과 용서를 담은 서정적인 작품이라면, 1856년작인 '해적'은 주인공 콘라드와 메도라의 모험과 액션을 중심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역동적인 작품이다. '지젤'이 순수한 사랑과 이별 속 구원으로 결말을 맞는다면, '해적'은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박 대표는 특히 "'해적'은 낭만 발레에서 고전 발레로 진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줘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감정신이 깊은 '지젤'에선 '마임'이 중요한 서사적 도구임을 설명해 작품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마임은 대사 없이 몸짓으로만 감정을 전하는 발레에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손짓 하나로 '나'와 '당신'을 지칭하고, '사랑' '결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법을 두 무용수가 직접 시범을 보이자 관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페라에 '아리아'가 있다면, 발레에는 '파드되(pas de deux)'가 있다. 두 무용수가 선보이는 하이라이트 안무인 파드되는 두 무용수가 등장해 도입부를 여는 '앙트레(entree)', 호흡을 맞추는 '아다지오(adagio)', 각자 독무를 선보이는 '바리에이션(variation)' 순서로 이어지며 두 무용수가 빠른 음악에 맞춰 춤추는 '코다(coda)'로 마무리된다.


무대에 선 두 무용수는 각 작품의 특징이 도드라지는 파드되를 선보였다. '지젤' 1막의 패전트 파드되에서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기술적 호흡과 우아한 선이 돋보였고, '해적'의 파드되에서는 힘찬 점프와 시원시원한 회전 등 연이어 펼쳐지는 고난도 테크닉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먼저 설명한 뒤, 무용수의 내레이션으로 줄거리를 들려주고 주요 장면을 직접 시연하는 구성은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아울러 발레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이 장르에 흥미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다만 각 시연 동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나, 발레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해소할 수 있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