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해운의 열쇠는 ‘인증’…부산대·로이드 손잡았다

신석주 기자 2026. 4. 1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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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英 로이드선급과 ‘액화수소 운반선’ 인증체계 개발
초저온 저장·운송 핵심기술 시험·검증·인증까지…국제 표준화 협력 본격화

[수소신문] 액화수소 운반선 시장이 이제 막 문을 열고 있는 가운데, 경쟁의 무게추가 '기술 개발'에서 '기술 신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부산대학교는 세계적 선급기관인 로이드선급협회와 손잡고 액화수소 운반선과 기자재에 대한 공동 인증체계 구축에 나섰다.
▲ 아직 초기 단계인 액화수소 선박 인증 시장 선점을 위해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와 영ㅇ국 로이드선급이 손을 맞잡았다. 사진은 한국형 액화수소 운반선 조감도.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10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로이드선급협회와 액화수소 운반선 및 관련 기자재 분야의 시험·검증·인증 체계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공동 성능 평가 및 인증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국 '로이드선급협회(LR, Lloyd's Register)'는 선박 검사와 등록을 위해 세계 최초로 설립된 선급기관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술 인증기관 중 하나로,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와의 공동 인증체계를 추진한다는 점은 국내 연구기관이 글로벌 인증 네트워크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양 기관은 앞으로 △액화수소 저장탱크와 배관 등 소재의 저온·단열 성능 평가 △액화수소 저장탱크 구조 및 단열 체계의 건전성과 성능 검증 △액화수소 저장·운송 체계 전반의 안전성 평가와 위험도 분석 △액화수소 저장·운송 체계의 해양환경 적용을 위한 시험 기준 및 인증 체계 개발 등을 공동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액화수소는 영하 253℃의 초저온 환경에서 저장·운송되는 만큼, 소재와 구조, 단열 시스템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작은 결함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특성상, 기술 자체보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시장 진입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최근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설계 기준과 인증 체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결국 누가 먼저 기술을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먼저 '검증 기준'을 만들었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환 압박도 변수로 작용한다. 국제규제 강화로 친환경 연료 전환이 불가피해지면서 액화수소는 암모니아, 메탄올과 함께 차세대 해운 연료로 부상하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선박 개발을 넘어 전주기에 걸친 안전성 검증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 결국 액화수소선 시장은 '기술 경쟁'과 '표준 경쟁'이 동시에 전개되는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 이제명 수소선박기술센터장(왼쪽)과 클라우딘 로이드선급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수소선박기술센터 제공)

부산대와 로이드선급협회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액화수소저장·운송체계의 기반이 되는 재료와 구조는 물론 이들의 안전성 검증 및 평가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향후 국제 표준화에도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제명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장은 "이번 협약은 로이드선급협회가 부산대를 액화수소 분야 평가·인증 파트너로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며 "세계 최초 수준의 인증체계 구축을 통해 관련 산업의 신뢰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로이드선급협회 측도 이번 협력의 의미를 '시장 진입의 문턱을 낮추는 작업'으로 규정했다. 클라우딘 글로벌 기술 총괄 이사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증 체계는 액화수소 프로젝트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핵심 요소"라며 "시험과 검증, 인증 절차를 정립해 산업 전반의 기술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