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하는 기도를 하지 말라

예수는 말씀하셨다. ‘만약 육(flesh, 사르크)이 영(靈)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하나의 신비이다. 그러나 만일 영(靈)이 육(body, 소마)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신비 중의 신비이다. 나는 어떻게 영적 부유한 진리가 세속의 빈곤 속에 들어있는지 놀라워하노라.’(도마복음 29)
만약 허상의 육(flesh)이 실상의 영(靈) 때문에 존재하게 된다면 하나의 신비이다. 진리의 영(참나)이 안개와 같이 무상한 육(body)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신비 중의 신비이며, 하나님의 영적 부유한 보배(참나)가 빈곤한 세속의 질그릇(ego) 속에 들어있는지 매우 놀라운 일이다(고린도후서 4:7). 구원(천국)은 부유한 진리, 즉 영의 나(참나)를 가리고 있는 빈곤한 육의 나(자기 목숨)를 걷어내는 사랑의 완성이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엄청난 가치의 보물(진리)이 있지만, 모르고 있을 뿐이며, 바울은 부유한 그리스도(참나)의 보물을 자각하였다(갈라디아서 2:20).
궁극적 실재인 하나님(그리스도)은 생멸, 유무, 주객 등의 분별과 언어의 상대적 한계를 벗어나 있는 진리이다. 그러나 무상한 육(body)은 어떤 조건(인연)에 따라서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며, 실체가 아니다(만법유전·萬法流轉). 현대 물리학자들도 육(body)은 에너지의 파동으로서 텅 비었다고 한다(일체개공·一切皆空). 성경은 ‘오직 하나님(그리스도)만 실재한다’(마태복음 23:9-10)라고, 불경은 ‘오직 마음(佛心)만 실재한다’(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하여 빈곤한 육의 ‘나’(ego)는 허상이지만 부유한 진리, 즉 영의 ‘나’(참나)는 실상임을 설명하고 있다.
연기에 의해 불꽃이 가려지듯이 겉모습에 의해 참모습이 가려진다. 마찬가지로 내면의 영(참나)을 깨닫고, 마음이 밝아지면 겉모습(ego)이 사라지고 참모습(참나)이 드러나게 된다(요 4:24). 구원은 겉모습의 빈곤한 육의 ‘나’(ego)에서 참모습의 부유한 영의 ‘나’(참나)로 부활하는 것이며(롬 6:5), 이때 내면의 그리스도(참나)가 드러나게 된다(베드로전서 3:15). 그리스도(空)는 현상세계(色)가 되도록 해주는 ‘원리이자 힘’(energy)이며, 현상세계 그 자체이다(공즉시색·空卽是色, E=mc²). 양자역학에서는 색(色)을 물질, 공(空)을 에너지라고 하며, 신은 순수 에너지(靈)이며, 힘이다(요한복음 4:24).
본질적으로 ‘나는 영(靈)이다’라고 하는 하나의 자리(참나)를 깨닫지 못하고 ‘나는 육체이다’라고 하는 빈곤한 이원성(ego)은 바로 ‘무지의 병’이다. 노자(老子)는 ‘기운을 하나로 모아 부드럽게 하여 갓난아이가 될 수 있겠는가?’(도덕경 10장)라고 묻고 있다. 분별하는 이원성(ego)을 벗어난 갓난아이는 육체가 곧 ‘나’라고 하는 에고가 사라진 무아(無我), 무위(無爲)이며(고전 6:19), 고통을 일으키는 조건이 사라진 완전한 행복의 경지이다. 이때 부유한 진리인 영의 ‘나’(참나)가 세속의 빈곤한 육의 ‘나’(ego) 때문에 회복하게 된 것을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다.
내면의 영(참나)은 어떤 노고를 무릅쓰고라도 발견할 가치가 있는 진리이며, 우리를 분별에 의한 고통과 두려움에서 해방시킨다. 예수는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산다’(마태복음 13:45)라고 하셨다. 빈곤한 육의 ‘나’(ego)는 태어나고 죽는 허상이지만, 부유한 진리인 영의 ‘나’(참나)는 영원한 실상이라는 것이다(요한복음 6:63). 인간의 고통과 불행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아 탐구를 통하여 이원적, 개별적인 자아(거짓 나)가 본래 없음을 자각하고, 비 이원적, 우주적인 자아(참나)의 성숙함에 이르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그것(神)이다’(힌두교)라고 하는 부유한 하나의 진리로 ‘나는 육체다’라고 하는 빈곤한 이원성(ego)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 분별하는 에고를 소멸하고 마음이 청결하게 되면, 둘이 아닌 신(부처)의 광명을 직관하는 축복을 누리게 된다(직견여래·直見如來). 그러므로 에크하르트는 ‘하나님을 본 내 눈은 곧 나를 본 그분의 눈이다’라고, 빌립복음에서는 ‘그리스도께서 분리를 고치시고 그 둘을 다시 하나가 되게 하시기 위해 오셨다’라고 한다. 마음을 고요히 하여 부유한 ‘진리의 눈’(영안)을 뜨는 것은 빈곤한 이원성(ego)이 만든 대상(허상)을 버리고, 언어(문자주의)로부터 해방되어 영원한 행복을 맛보게 한다.
따라서 모든 것은 하나이며, 오직 생명뿐이다(요 17:21). 만약 유한한 육(flesh)이 무한한 영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신비이며, 영원한 생명의 영(참나)이 육(body)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신비 중의 신비이다. 진리의 영적 부유인 신성(참나)이 세속의 빈곤인 자아(ego) 속에 들어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예수는 ‘너희가 만일 내가 그(He)인 줄 믿지 않으면 너희 죄 가운데 죽으리라’(요한복음 8:24)고 하셨다. 영적 부유한 신성(참나)의 실상을 믿지 아니하고(요 14:20), 빈곤한 세속의 에고(이원성)에 집착(간음)하면 죄 가운데서 죽으리라는 것이다. 모든 고통은 자신을 육체와 동일시하게 만드는 이원성(ego)에서 생긴다. 우리는 내면에 진리의 영적 부유함(참나), 즉 천국을 지니고 있기에 분별하는 마음(ego)으로 구걸하는 기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눅 17:21). 우리가 최고의 부유한 ‘마음의 주인’(참나)이 될 때 생사를 초월하며(생사해탈), 영원한 행복과 평안을 성취하게 된다.
구자만 박사(개신교 장로·신학자·신흥지앤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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