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파전' 울산, 단일화하면 진보 승산?…협상 앞두고 셈법은 복잡
김상욱·김종훈 표 분산, 보수 결집 여부가 핵심 변수
진보 ‘평택을’ 우선·민주 ‘전 지역 공천’…협상 앞두고 셈법 엇갈려

다자 구도 속 단일화 변수
울산 선거는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현 시장), 김상욱 민주당 후보(남구갑 의원), 김종훈 진보당 후보(전 동구청장) 3자 구도로 출발했다. 이후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당 동구 지역위원장)까지 가세하면서 5자 대결로 확대됐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는 3자 구도에서 김두겸 후보가 선두를 유지했다. 지난 1월 16~17일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울산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 ARS, 표본오차 ±3.1%포인트, 신뢰수준 95%.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3자 대결은 김두겸 41.1%, 김상욱 32.4%, 김종훈 12.6%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진보 진영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진보 47.0% 대 보수 40.6%로 결과가 뒤집혔다. 다자 구도에서는 보수가, 단일화 구도에서는 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여기에 박맹우 전 시장이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보수 표 분산 가능성도 변수로 추가됐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형성된 노동 유권자층이 존재해 선거 때마다 진보 진영의 고정 득표 기반이 돼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당선되며 구도가 흔들린 이후, 진보 성향 후보가 선거마다 두 자릿수 득표율을 유지해왔다.
노동 표심 변수로 떠오른 김종훈

민주당은 김종훈 후보와 표가 분산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단일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수 결집과 ‘샤이 보수’ 변수에 더해, 국민의힘 출신 김상욱 후보의 민주당행이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지, 보수층 역결집으로 작용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점도 단일화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종훈 후보 역시 협상에서 제외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울산 동구청장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뚜렷하고, 노동조합과의 연계가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이 일정 수준 득표율을 유지해온 지역 특성상, 김 후보 역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주할 경우 단순한 ‘3위 후보’를 넘어 판세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진보당은 단일화 자체에는 열려 있으면서도 조건 없는 단일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종훈 후보도 “큰 틀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 안 해법 vs 평택 변수
진보당 내부에서는 울산 단일화를 단순한 지역 협력으로 보지 않고,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울산을 축으로 경기 평택을 등 다른 재보궐 선거와 연계하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는 분위기다.
평택을은 김재연 대표가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으로, 당 의석을 1석 늘릴 수 있는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최근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재연 후보가 오세호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당내에서는 국회 입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평택을을 설정한 상태다.
김재연 대표는 앞서 평택을이 민주당 귀책으로 치러지는 재보선인 만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선을 긋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담양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은 전 지역 공천이 원칙”이라며 양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정 지역을 양보할 경우 다른 보궐선거 공천 기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지역 간 맞교환보다는 울산 내에서 해법을 찾는 방안이 더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김상욱 후보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 보궐선거를 활용하는 시나리오다. 김 후보가 울산시장 후보 등록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남구갑 보선이 함께 치러질 수 있다.
다만 해당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민주당이 양보하더라도 진보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가는 시나리오도 일부에서 언급된다. 영남권의 민주당 한 의원은 “최근 지지율 흐름을 감안하면 단일화 없이도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양당은 아직 본격적인 협상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20일 전후로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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