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논밭·마을서 곰이 사람 습격…일본, 대책에 팔 걷어
사냥 면허 보유자 공무원 채용, 덫∙격퇴장비 대폭 확충
곰 대처법 그린 손수건∙페이스가드 헬멧 등도 상품화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봄,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곰 피해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의 종합 대응책을 담은 ‘곰 피해 대책 로드맵’을 확정하고 본격 가동에 나섰다.
지역별로는 아키타현 피해자가 6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와테현 37명, 후쿠시마현 24명, 니가타현 17명 순이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3월27일 관계각료회의를 열고 로드맵을 정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봄철 곰 포획에 온 힘을 다하도록, 긴장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며 대책 추진을 지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포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덤불 제거 등 서식지 관리를 통해 곰과 인간의 생활권을 분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홋카이도 불곰은 별도 계획을 꾸려 2034년까지 현재의 71%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환경성은 올해부터 상자 덫 1만개와 곰 격퇴 스프레이 2만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2배·3배 늘었다. 전국적으로 개체수 정밀 추정 작업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자위대원이나 경찰 출신 인력의 참여도 유도한다. 곰 피해가 심각한 아키타현은 자위대 파견을 공식 요청했으며, 일본 정부는 제한적 투입을 결정했다. 경찰청도 경찰에 소총 사용 권한을 부여했다.

다키자와시의 한 방재용품 업체는 곰의 습성과 마주쳤을 때 대처법을 담은 손수건을 출시했다. 곰 생태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격퇴 스프레이 사용 요령, ‘먼 곳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등 곰의 특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정리했다.
하나마키시의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턱까지 감싸는 페이스 가드가 달린 헬멧을 5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산책이나 농작업뿐 아니라 자전거로 출퇴근할 때도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와초의 마을회관에는 음료 자판기에서 돈을 넣거나 상품을 꺼낼 때마다 “곰 출몰 주의”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오는 ‘곰 주의 안내 자판기’도 설치됐다. 자판기에 붙은 큐알(QR)코드로 곰 출몰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곰이 더 이상 산속 동물이 아닌 일상의 위협이 됐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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