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73년의 장벽을 넘어, 대면검문 없는 일상으로

평생을 통제 속에서 살아온 민북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전해진 강화군의 대면검문 폐지 소식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반갑고 벅차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과감한 변화를 결단해 준 강화군과 해병대 제2사단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민북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내 일처럼 고민해 준 소통과 화합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강화군 민북지역은 오랜 세월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온 곳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각종 제약과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 온 주민들의 삶이 있었다.
특히 이곳 교동도는 오롯이 검문소를 통해야만 오갈 수 있었던 사실상 단절된 섬이었다. 2014년 교동대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창후리 배터에서 출입 기록을 일일이 작성해야만 배를 탈 수 있었고,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에도 주말이면 검문소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었으며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수고로움도 컸다.
이제 그 오랜 불편의 시간이 변화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73년간 이어져 온 대면 검문체계가 CCTV를 이용한 비대면 스마트 출입관리체계로 전환되면서, 민북지역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민북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는 민북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주민들은 검문소를 통과해야만 가능했던 일상의 불편을 호소하며, 대면 검문 해제를 지속해 요청해 왔다.
강화군 역시 이러한 주민들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며 중앙정부와 군부대를 상대로 꾸준한 건의와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월 31일 협약 체결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고, 이는 군민과 행정, 군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성과이자 오랜 시간 인내해 온 주민들에게 전해진 값진 선물이다.
비대면 출입관리체계가 도입되면 차량 흐름이 원활해지고 주민들도 쉽게 오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외부 방문객의 출입 역시 한층 수월해져 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역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북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이번 변화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그 가치와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73년의 장벽을 넘어선 지금, 이제 민북지역은 더 이상 '제약의 공간'이 아니라 '기회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주민의 일상은 더욱 편리해지고, 누구나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지역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 앞에서, 가슴 벅찬 기대와 설렘을 느낀다.
/권혁우 강화군원로자문회의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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