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 9번 놓쳤는데 선두…‘마잘알’ 매킬로이, 349야드 ‘대포쇼’로 24년 만 2연패 질주
“공격적 티샷” 예고대로 긴거리 티샷으로 승부
‘남의 홀’서 친 7번홀 파 압권, 9m 버디 성공도
페어웨이 9번 놓쳤지만 5언더파로 공동 1위
“마스터스, 한번 우승하면 두번짼 쉬워진다 믿어”


9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1라운드. 로리 매킬로이(37·북아일랜드)는 7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엉뚱하게도 17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했다. 티샷이 너무 오른쪽으로 빗나간 나머지 홀 사이 경계인 숲마저 넘어 옆 홀로 가버린 것. 아웃오브바운즈(OB)가 있는 코스였다면 재앙인 상황이었다.
공이 있는 지점에서 7번 홀 그린 주변까지 대각선으로 걸어갔다가 돌아오며 두 번째 샷 전략을 짜는 매킬로이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후”하며 내뱉는 한숨에 관람객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핀까지 거리는 145야드. 앞에는 키 큰 나무 세 그루가 있고 높이 솟은 그린 앞에는 가파른 벙커 3개가 도사리고 있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높이 뜬 샷은 나무를 무사히 넘고 벙커마저 넘더니 그린 옆에 멈췄다. 굳어졌던 관람객들의 얼굴도 탄성과 함께 일순간에 밝아졌다. 위기를 파로 막은 이후 매킬로이는 남은 11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솎아냈다.

골프 역사상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매킬로이가 역대 네 번째 마스터스 2연패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매킬로이는 첫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승의 샘 번스(미국)와 같은 공동 선두다. 패트릭 리드(미국) 등 3위 그룹과는 2타 차.

지난해 마스터스 첫 우승으로 4대 메이저 석권의 대기록을 세운 매킬로이는 2001·2002년의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24년 만의 마스터스 2연패 기대를 키웠다. 마스터스 2연패는 1965·1966년 잭 니클라우스(미국), 1989·1990년 닉 팔도(잉글랜드), 그리고 우즈까지 3명뿐이다.

매킬로이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작년보다 티샷을 더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페어웨이를 지키려고) 우드로 쳐서 숲으로 가는 것보다는 숲으로 가더라도 드라이버로 멀리 보내 그린에 최대한 가까이 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었다. 러프가 거의 없는 코스 특징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얘기였다. 예고한 전략 그대로 매킬로이는 거침이 없었다. 15번 홀(파5) 드라이버 샷으로 349.3야드를 찍는 등 평균 드라이버 샷 341.4야드의 ‘대포쇼’를 벌였다.
지난해 최종일 7번 홀에서 나무들 사이를 넘기는 묘기로 파를 지켰는데 이날도 7번 홀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까다로운 아멘 코너(11~13번 홀)의 마지막인 13번 홀(파5)에서는 오른쪽 숲으로 보낸 티샷을 잘 꺼낸 뒤 4m 조금 넘는 버디 퍼트를 넣었다.
매킬로이의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35.7%(5/14)에 그쳤다. 하지만 스크램블 100%(5/5)가 보여주듯 페어웨이 밖에서 친 샷들의 감도가 엄청나게 높았다. 스크램블은 레귤러 온을 하지 못했을 때 파나 그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퍼트도 27개(홀당 1.5개)로 잘 막았다. 15번 홀에서 내리막 9m 버디 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페어웨이 안착이 다섯 번 이하인데도 67타나 그보다 좋은 스코어를 낸 것은 마스터스에서 최근 10년 간 매킬로이가 두 번째다. 2021년 3라운드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다섯 번밖에 페어웨이를 못 지키고도 65타를 쳤고 그해 우승했다.
경기 후 매킬로이는 “페어웨이를 놓치는 상황에서도 라운드에 잘 적응해 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공을 그린 주변까지 보내고 쇼트 게임으로 파 세이브를 해내는 데 집중했다. 이 코스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대회 2연패에 대한 생각보다 “올해 가장 중요한 16개 라운드(메이저 4개 대회) 중 첫 번째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그는 “전에 말했듯 마스터스는 한 번 우승해 보면 두 번째는 좀 더 쉬워진다고 믿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지난해 준우승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함께 2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각각 3오버파 공동 48위, 4오버파 공동 56위로 발걸음이 무겁다.
오거스타=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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