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매수 서울땅, 2년새 46% 늘었다 [H-EXCLUSIVE]
토지는 6000건대…강남구 매입 건수 최다
李대통령 “非업무 부동산 부담 강화” 언급
“미래 준비 위한 사옥 선매입 기업도 많아”
稅부담 일괄적 확대 시 투자 위축 우려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일대 빌딩 전경. [헤럴드 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ned/20260410113810155vsvb.jpg)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비(非)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지난해 법인의 서울 부동산 매수건수가 2만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를 매수한 건수는 6000건대를 기록해 2년 새 약 46% 늘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차단 대상으로 주택, 농지에 이어 비업무용 부동산을 정조준하면서 업무용 분류 기준 재정비 및 과세표준·세율 조정 등 세제 개편이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이 투기가 아닌 영리활동을 위한 투자로 매입한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일괄적으로 높일 경우, 기업 투자 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법인 서울 토지 매수 증가…업무지역 많아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이 서울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을 매수한 건수는 2만3082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2023년 2만225건→2024년 2만1314건→지난해 2만3082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법인에는 비영리법인도 포함돼있기 때문에 모두를 ‘기업’으로 볼 순 없다.
토지만 따로 보면 같은 기간 4362건→5231건→6368건으로 매년 매수건수가 1000건가량 늘어나고 있다. 2년 사이 46%(2006건)가 증가했다. 부동산 호황기라 불리는 2021년 9137건을 기록했던 법인의 서울 토지 매수세는 고금리발(發)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7612건)과 2023년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법인의 토지 매수가 이뤄진 곳을 지역별로 보면, 업무 밀집 지역에서 많이 나타났다. 가장 많이 법인의 토지매수가 있었던 자치구는 강남구(608건)였고, 이어 ▷중구(578건) ▷성북구(468건) ▷서초구(435건) ▷종로구(383건) ▷동대문구(363건) ▷마포구(342건) ▷용산구(332건) ▷영등포구(302건) ▷강북구(285건) ▷구로구(274건) ▷노원구(235건) ▷강서구(21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주택), 건물, 토지 전체를 합한 부동산 매수건수가 가장 높은 곳도 역시 사옥이 많이 밀집된 중구(1902건)였다. 강남구(1838건), 동대문구(1706건), 영등포구(1481건), 서초구(1353건), 구로구(1159건), 강서구(1117건) 등도 매수세가 집중됐다.

李대통령 비업무용 부동산 지적…세율 상향 가능성
이 대통령이 전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세제 강화 검토를 관계부처에 주문하면서 법인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김우찬 민간위원이 “머니무브(자금이동)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데 많은 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다”고 언급하자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뭐하러 (부동산을) 대규모로 갖고 있나”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과거 대대적 규제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것 같다”며 “대대적으로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해보자”고 덧붙였다. 이는 기업이 업무용이 아닌 부동산 보유를 통해 차익을 보는 투기형 수요를 차단하고 생산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20년에도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불로소득을 회수해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히 증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기업이 기술 혁신이나 시장 개척, 경영 혁신으로 이윤을 늘려야지 땅을 사서 가만히 있다가 땅값 오르면 돈을 버는 건 기업활동이 아니다”며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현행법상 취득 후 1~5년 이내 업무용으로 사용되지 않아 비업무용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의 종부세는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공제액(5억원)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100%)을 반영해 과세표준을 설정한다. 세율은 ▷15억원 이하 1% ▷15억원 초과 45억원 이하 2% ▷45억원 초과 3%가 적용된다. 또한 법인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할 때 일반 법인세에 10%포인트 추가로 과세되는데 10년간 부동산을 보유하고 6년 이상 업무용으로 활용하면 이를 피해갈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이 같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거나 세율 자체를 상향해 보유세를 높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활동상 향후 사업을 위한 선제적인 부동산 매입 사례도 많아 세 부담이 강화될 경우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 미리 땅을 사 보유하고 있거나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개발사업용 토지를 오랜 기간 보유하는 건설사 사례 등도 있어 이런 구조를 고려하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취득·보유·양도 등 단계마다 세금을 매겨, 국토를 생산 활동에 쓰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투기 차단 대상이 되는 농지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결이 다른 문제”라며 “기업이 사옥, 기숙사 등 영리활동을 하기 위해 미리 매입해 준비해놓는 것들이 있고 그러다가도 트렌드가 바뀌며 재매각하는 등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규제로 전반적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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