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제이슨 톨리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미주 물류 및 산업 부문 대표 | “美 부지부터 공급망 설계까지… 韓 기업 ‘길잡이’ 될 것”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2026. 4. 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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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톨리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미주 물류 및 산업 부문 대표 - 미국 프랭클린 칼리지 경제학 및 정치학, 인디애나대 모러 로스쿨 박사, 전 인디애나주 상무부 국내 및 국제 사업 개발국장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지난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축이 빠르게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면서 한국 기업도 업종을 불문하고 미국 현지 공장 건설과 투자에 나섰다.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기회인 동시에 복잡한 과제를 동반한다. 주(州)마다 정책이 다른 데다 한국과는 다른 제도와 노동시장,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경험과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는 미국 진출 자체가 큰 도전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공급망 구축 과정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찾는 곳이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쿠시먼)다. 쿠시먼은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부동산 매매· 임대·관리·가치 평가·자문 등 부동산 전반에 걸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미주 물류 및 산업 부문은 다국적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이다.

제이슨 톨리버(Jason Tolliver) 쿠시먼 미주 물류 및 산업 부문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미주 지역 10개국, 240개 사무소에서 활동하는 산업 부문 전문가와 함께 다국적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자문, 대규모 제조 투자 프로젝트 지원, 고객사의 공급망 네트워크 설계와 실행을 돕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해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산업 투자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다음은 톨리버 대표와 일문일답.

쿠시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이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때 지원하는 것이다. 기업이 지역별 차이를 이해하도록 돕고, 공급망과 입지 전략을 평가하며, 현지에서는 프로젝트가 효율적으로 실행되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더 넓게 보면 니어쇼어링(nearshoring·생산 기지 인접국 이전), 첨단 제조, 인프라, 노동시장 변화 등 산업 수요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런 통찰을 고객이 실행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부동산, 공급망 전략, 자본시장 사이의 교차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공급망 전략은 어떻게 달라졌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효율성 중심에서 회복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비용 국가에 생산을 집중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 방식(Just in Time)’을 통해 비용 절감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모델은 지정학적 긴장, 생산 중단, 운송 병목 등 돌발 상황에선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요즘 기업은 ‘지역화’ ‘완충장치 구축’ ‘디지털화와 가시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생산과 물류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단일 국가 중심 생산에서 벗어나 다지역 제조 체제로 바꾸고 이중 소싱과 안전 재고 확대, 추가 유통 거점 구축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한다. 물류 부동산 측면에서도 공장 인근 주요 물류 도시, 내륙 물류 허브, 냉장 물류나 첨단 제조 시설 같은 특수 산업용 부동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공급망을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현지 생산’이 강조된다던데.

“제품을 파는 시장 인근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고 생산하는 이 전략은 글로벌 기업의 자본 배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단순히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넘어 전체 공급망 가치 사슬을 최종 시장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움직임이다. 자동차·전자·반도체·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미국 생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인접한 공급망 네트워크에도 투자하고 있다. 1·2차 협력 업체가 주요 공장 인근에 자리 잡으면서 지역화된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 멕시코와 맞닿은 국경 지역에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추세다. 공장뿐 아니라 대형 물류센터, 환적 시설, 라스트마일 물류센터 등 다양한 부동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흐름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 한국 기업은 시장 진입 중심 전략을 취했다. 한국이나 아시아 생산 기지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미국에 판매 법인을 세우고 제한적인 제조·조립 시설을 운영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시장은 제조 과정의 하류 단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산과 공급망을 완전히 현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첨단 제조 등 공급망 상류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보조금 자격 확보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핵심 기술과 고객 접근성 확보를 위해 공급망 전반을 현지에서 구축하고 있다. 투자 지역도 미국 전역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미국 파트너와 공동 투자나 합작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단순한 수출 기업을 넘어 미국 산업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사진 LG에너지솔루션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시 가장 큰 고민은.

“우선 부지 선정과 비용 구조다. 미국은 단일 시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 경제가 결합한 시장이기 때문에 기업은 노동력, 임금 수준, 에너지 비용, 인프라, 고객 및 공급 업체와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노동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숙련되고 안정적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데, 특히 첨단 제조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노동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경우가 많다. 채용뿐 아니라 현지 인력을 교육하고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문제, 한국식 경영 문화와 조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밖에도 연방·주·지방 정부에 걸친 규제와 정책 체계를 관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현지 공급 업체와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는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은 단일 공장 설립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일부 기업은 핵심 협력사를 미국으로 진출시키거나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쿠시먼은 어떻게 한국 기업을 돕고 있나.

“최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검토하던 한 한국 첨단 제조 기업을 지원했다. 서울에 있는 글로벌 코리아 데스크(GKD) 팀은 고객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과 거리, 노동력 확보 가능성, 프로젝트 일정 등 핵심 우선순위를 정의했다. 동시에 미국 팀은 노동시장 분석, 인프라 평가, 인센티브 협상 등을 포함해 여러 주에 걸친 부지 선정 과정을 진행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서울의 GKD와 북미 팀의 크로스보더(국경 간)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단순히 사무소 간 업무를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초기 전략 수립부터 현지 실행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양방향 운영 모델이다. 특히 서울의 GKD 팀은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기업의 전략적 목표와 의사 결정 구조, 문화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며 프로젝트의 초기 방향을 설정한다.”

회사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본사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대표 미셸 맥케이

설립 연도 1917년

사업 임대 및 자문, 투자 매매, 부채 및 구조화 금융, 지분 투자, 부동산 자산 및 시설 서비스 관리, 감정평가 관리 및 전략 컨설팅, 약 60개국에 걸쳐 350~400개의 사무소에서 약 5만3000명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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