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비즈 차이나 | 중국 캐릭터 기업 팝마트(泡泡玛特)] 라부부 다음이 없다… ‘IP 확장’으로 승부수
최대 실적 썼지만, 주가 22.5% 급락
라부부 비중만 38%…의존도 부담
가전·영화로 확장…IP 생태계 강화

중국 캐릭터 기업 팝마트(泡泡玛特)가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며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크아웃(하락 전환)’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라부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차세대 핵심 IP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회사는 스토리 없이 캐릭터로만 있었던 IP를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해 캐릭터 세계관을 넓히고, IP를 활용한 가전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매출·이익 모두 폭증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팝마트는 3월 25일 발표한 2025년 실적에서 매출 371억2000만위안(약 8조원), 조정 순이익 130억8000만위안(약 2조84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84.7%, 284.5%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제품군별로는 봉제 인형 카테고리가 187억1000만위안(약 4조원)으로 전년 대비 560.6% 급증하며 처음으로 최대 매출 비율을 차지했다.
글로벌 확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해외 매출은 162억7000만위안(약 3조5451억원)으로 291.9% 증가했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1.8%에서 43.8%로 커졌다. 그중에서도 미주 시장과 유럽 및 기타 지역 매출이 각각 748.4%, 506.3% 늘며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 측은 미국 시장 실적이 내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매장 수도 크게 늘었다. 팝마트는 지난해 전 세계 매장을 109곳 늘려 총 630곳을 운영했다. 로봇 자판기는 2637개로 전년 대비 165개 늘렸다. 독일, 덴마크, 캐나다, 필리핀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으며, 중국 상하이와 태국 방콕, 호주 시드니 등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라부부 의존, 피크아웃 우려에 주가 급락
하지만 시장 반응은 정반대였다. 실적 발표 날 홍콩 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전날 대비 22.5% 급락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3월 27일 오후 1시(이하 현지시각) 기준 150.7홍콩달러(약 2만8996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최저다. 주가 급락은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라부부가 포함된 ‘더 몬스터즈(The Monsters)’ 시리즈 매출 비율이 38%에 달하면서, 특정 IP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더 몬스터즈 시리즈는 매출 141억6000만위안(약 3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7% 증가했다. 이와 달리 ‘스컬판다’ ‘크라이베이비’ ‘몰리’ 등 6개 IP 매출액은 각 20억위안(약 4357억원) 이상, 그 밖의 17개 IP 매출액은 각 1억위안(약 217억원)에 그쳤다.
성장률 둔화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왕닝 팝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증가율 목표를 20% 이상으로 제시했다. 이는 2025년(184.7%)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회사 측은 고속 성장 이후 단계에서는 규모 확대보다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성장 곡선이 정점을 지나왔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팝마트는 주가 급락세를 막기 위해 3월 26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총5억9900만홍콩달러(약 1152억원)를 들여 394만 주(주당 148.4~157.8홍콩달러)를 매입한다.
IP 가전제품·애니메이션으로 돌파구
이런 상황에서 팝마트는 IP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4월 중 라부부 등 자사 IP를 활용한 소형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징둥닷컴(京东)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아트토이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 소비재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시도다.
소니픽처스와 협업해 라부부 IP를 기반으로 한 실사 애니메이션 영화도 개발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실사와 컴퓨터그래픽(CG)을 결합한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 ‘패딩턴’ 시리즈와 ‘윌리 웡카’ 를 연출한 폴 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더 몬스터즈 원작 작가인 룽카싱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오프라인 사업도 확대 중이다. 팝마트는 테마파크와 플래그십 매장,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IP 체험 공간을 늘리고 있다. 디저트 등 식음료 사업 역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이징 차오양구에 문을 열었던 테마파크는 올여름 확장 재개장할 예정이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IP를 기반으로 한 경험 소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확장 전략의 성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회사가 선보인 모바일 게임은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규 IP 역시 라부부를 대체할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제프장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팝마트가 라이선싱 사업과 테마파크 운영에 더욱힘을 싣고 있지만, 실행 리스크는 여전히 높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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