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한의 일본 탐구 <80> 日 다카이치 정부 유망 업종은] AI·양자·국방 등 17개 전략산업 주목, “정책 주식 팔지 말라”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 소장 2026. 4. 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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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월 20일 도쿄 국회에서 시정 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 소장 - 일본 전문 저널리스트, 현 미래에셋증권 일본리포트 연재 중, 전 일본 유통과학대 객원교수, ‘일본에 대한 새로운 생각’ 저자

2월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쟁 이후 3월 27일 기준 세계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스위스(-24.2%)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는 평균 10~20% 줄었다. 한국(-11.9%)과 일본(-10.3%)의 시가총액도 크게 증발했다. 사상 최고 행진을 기록 중인 한일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피는 2월 말 6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3월 말 5000선 근처까지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6만을 눈 앞에 두고 급락세로 전환해 5만 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란 전쟁이 터지기 전만 해도 한국과 일본 증시는 뜨거웠다. 한국과 일본의 개인투자자(일명 개미)는 주가 상승을 기대해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한일 정부 모두 증시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신규 투자 여력을 높이고, 개인 자산을 늘리려는 정책을 적극 펼친 덕이 크다. 올 들어 양국 증시는 뚜렷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의 상승, 하락 방향은 물론 주가 변동 폭도 거의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한국 개인투자자 가운데 늦은 밤 일본 닛케이지수 선물 시장을 확인하는 투자자도 많다. 다음 날 한국 증시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 전망과 투자 유망 업종을 소개한다.

日 증시, 상반기 조정 후 6만 돌파 기대

일본 닛케이지수는 2월 27일 5만885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3월 23일 5만1515까지 미끄러졌다. 3월 27일 기준 5만3373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최고치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9% 넘게 빠졌다. 닛케이지수는 예상치 못한 이란 전쟁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는 닛케이지수가 상반기 조정 후 하반기 6만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상승이 우려되지만,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지 않을 경우 올해 하반기에 일본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란 전쟁이 멈추면 수출 대기업 등 주요 상장사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4월 말까지도 종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 실적 악화로 증시가 한 번 더 충격받을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관심은 이란 전쟁이 끝난 뒤 주가 회복기에 일본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 쏠린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다카이치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총리로 선출된 직후인 2025년 11월 일본 경제 부활을 내걸고 ‘17개 전략 투자 산업’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2월 재선출된 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까지 내놨다. 다카이치 주식은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에 따라 수혜를 입을 종목 및 테마주를 말한다. 다카이치 주식의 주가 상승을 기대한 매매는 ‘다카이치 트레이드(거래)’라고 한다.

日 성장 위한 17개 주요 전략산업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성장 전략 회의’ 등을 통해 17개 주요 전략산업을 공개했다. 일본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국방 등 전략산업 등이다.

먼저 AI와 반도체를 경제 안전 보장의 핵심 인프라로 설정, 설계부터 제조까지 일본 국내에서 완결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일본 정부는 AI 기본 계획을 확정했으며, AI 관련 이노베이션과 리스크 대응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생성 AI(Generative AI) 개발, 산업과 AI를 융합한 다양한 서비스 창출, AI 로보틱스 개발과 실증을 돕는다. 행정 현장에 AI 도입을 촉진하고, 첨단∙차세대 반도체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조선업은 안전 보장과 에너지 수송을 책임지는 전략산업으로 꼽힌다. 조선업의 자율성과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 재생 로드맵’을 만들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다. 선체의 공급망 강화와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양자 컴퓨터 및 양자 암호 등 차세대 정보 처리·통신 기술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 양자 생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자 컴퓨터, 양자 암호통신 등 연구개발을 가속화한다. 일본산 양자 컴퓨터의 개발 및 양자 기술의 유즈 케이스(use case)를 창출하고, 인재를 육성할 방침이다. 백신, 치료약부터 소재, 바이오 연료, 의약품, 화학품, 식료, 에너지 등 폭넓은 산업에 응용이 기대되는 분야다.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재생 의료 등에 필요한 자동 배양 장치 관련 설비 도입과 인재 육성도 서두르고 있다.

전투기, 수송기로부터 로켓, 인공위성까지 ‘하늘과 우주’의 산업 기반도 구축한다. 무인 항공기, 인공위성, 로켓 부품 등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한다. 오는 2050년쯤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을 달성하기 위해 차세대 항공기 및 고연비 엔진을 개발하고, 저궤도 통신위성과 정보 수집 위성을 확충하기로 했다.

스마트 농장 및 대체 단백질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식품 안전보장 강화에도 나선다. 대규모 농지를 확대하고, AI·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기술 도입을 통한 농업의 구조 전환을 추진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완전 폐쇄형 식물 공장 및 육상 양식 시설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푸드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서비스의 창출을 촉진한다.

에너지 안정 공급과 탈탄소 대책을 추구하는 분야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차세대 혁신 원자로 실용화를 추진한다. 풍력·지열 등 재생 가능 에너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SC),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이 핵심이다. 일본 남쪽 해양에서 희귀 금속도 개발한다.

백신과 약품의 일본산 개발 능력을 높이고, 재생 의료 등 첨단 의료에서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의약품 개발 스타트업을 통해 혁신적 신약 창조 및 재생 의료, 유전자 치료, 혁신적 암 치료, 게놈 의료 등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약품 개발 플랫폼 구축 등 의료 연구개발에 AI 활용을 추진한다. 핵 융합을 에너지 안전보장과 탈탄소의 핵심으로 삼아 실용화를 앞당기기로 했다. 2030년대 핵융합 발전의 실증 실험을 목표로 한다.

일본은 방위산업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산업 기반을 유지·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를 2% 이상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방위는 군사와 민생 양쪽에 사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양, 정보통신, 항만 물류, 소재 광물, 콘텐츠, 국토 방재 산업 등이 17개 전략 투자 산업에 포함됐다.

日 증시 격언 “정책 주식은 팔지 말라”

일본 주식 투자자 사이에선 ‘정부의 정책 관련 주식은 팔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힘을 얻고 있다. 가령 정부 정책으로 ‘방위’에 힘을 쏟으면, 방위 장비 제품을 생산·취급하는 기업이 수혜를 입고, ‘인프라 정비’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경우 관련 사업을 시행하는 토목 업계 등의 경기가 좋아진다. 즉 집권 정권이 미는 정책과 관련된 업종과 종목은 공적 자금이 중장기적으로 유입되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주식시장은 당분간은 이란 전쟁의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세기 이후 전쟁의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이란 전쟁도 조만간 종전 국면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증시의 분위기가 바뀌는 시점에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은 종전 후 증시 회복기 ‘주도 종목’에 쏠린다. 일본에선 장기 집권이 예상되는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전략 분야를 기본으로 하는 ‘다카이치 주식’에 관심이 크다. 한국 투자자도 주가 하락 국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밀고 있는 정책 주식을 미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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