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몰린 아이티켐 소액주주 지분 모아 공동대응…CB 산 큰손은 원금에 이자 회수

전병윤 2026. 4. 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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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8개월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 사유
액트 통해 지분 결집, 거래재개 등 강력 요구
타임폴리오 등 6곳, 분할 상환 등 자금 회수
회사 "재감사 받아 거래정상화 최선 다할 것"
김인규 아이티켐 대표이사(가운데)가 지난해 8월7일 코스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 아이티켐 주주들이 지분을 모으며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상장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상폐 대상에 포함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공동 대응하려는 시도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켐 일반주주들이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모집한 지분율은 3.80%다. 결집한 일반주주들은 오는 13일까지 투표를 통해 주주대표를 선출한 뒤 공동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아이티켐 일반주주들은 회사의 회계 불투명성 때문에 상장 폐지에 들어간 만큼 경영 쇄신안과 향후 거래 재개 등을 위한 개선안을 강력 요구할 방침이다.

원료의약품 소재 생산기업 아이티켐은 지난 7일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된 후 첫 회계감사마저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감사를 맡은 우리회계법인은 아이티켐에 대해 △거래의 타당성 및 회계 처리의 적정성 △내부통제 관련 사항 △감사증거 확보의 한계 등을 이유로 들었다. 투자와 공사대금 지급, 기타 자금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할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단순한 손익 문제가 아닌, 자금 흐름과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는 뜻이다. 아이티켐은 오는 27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향후 정상화 과정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티켐은 상장 후 반년 만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월 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면서 자금 조달의 주요 사용처로 펩타이드 합성 기반 원료의약품(API) 생산을 위한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GMP) 생산시설 구축을 제시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사이 아이티켐의 상폐 사유 발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자 해당 CB에 투자한 기관들의 반발로 아이티켐은 원금에 이자까지 자체자금으로 전액 상환키로 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한 자금조달이 무산된 것이다.

CB 투자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자회사인 타임폴리오캐피탈과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B캐피탈 등 기관들이 참여한 사모펀드 6곳은 300억원(연 이자 1% 포함)을 조기상환 받고, 나머지 109억원(연 이자 12% 포함)을 오는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총 4회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아이티켐과 확정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아이티켐 최대주주인 큐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522만여주에 대해 담보로 잡았다. 큐인베스트먼트는 김인규 아이티켐 대표와 부인 신화영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김 대표의 처 신화영은 한 때 코스닥시장을 풍미한 평산그룹 신동수 회장의 자녀로 알려졌다.
아이티켐은 지난해 매출액 620억원, 당기순손실 143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회사측은 향후 거래 재개에 대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이티켐은 공지를 통해 과거 특정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재무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려 하자 매도인 측에서 당사를 공격할 목적으로 감사법인에 악의적인 투서를 제출했다며 이로 인해 감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이티켐은 우리회계법인과 재감사 일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긴급 이사회를 수시로 개최해 구체적 해결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부의 전담팀 전면 정비와 외부의 상장유지전문팀 선정을 수일내 완료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재감사에 착수해 적정 의견을 수령하고, 상장실질심사 절차를 밟아 주식 거래재개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