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불안정 노동 더 보상”…AI 시대, 유연성이 먼저다

2026. 4. 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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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하는 제도에 대해 "1년 11개월 만에 고용을 끝내버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념 아닌 실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하면 덜 준다"고도 했다.

대통령이 제시한 불안정한 노동에 더 많은 보상을 하자는 발상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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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하는 제도에 대해 “1년 11개월 만에 고용을 끝내버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념 아닌 실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하면 덜 준다”고도 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운을 뗀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적대로 비정규직 남용을 막겠다며 도입된 기간제 2년 제한 규정은 현실에선 전혀 다르게 작동해 왔다. 2년을 넘기면 정규직으로 강제 전환하도록 한 제도때문에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그 이전에 계약을 종료하는 쪽을 택해 왔다. 한번 고용하면 해고는 어렵고 인건비는 계속 늘어나는 경직된 고용 구조 속에서,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는 편법을 찾은 것이다. 취지와 달리 고용 불안을 키우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제시한 불안정한 노동에 더 많은 보상을 하자는 발상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니다.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더 높은 임금으로 이를 보전하는 방식은 일부 선진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단기·비정형 노동에는 추가 수당을 지급해 위험을 보상하는 식이다.

줄곧 노동경직성 문제를 제기해온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경직된 구조를 단번에 바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보상 확대를 통해 그 부작용을 완화해 보겠다는 접근으로 읽힌다. 보상이 크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는 근로자도 늘고 정규직 수요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유연성을 우회적으로 만들어보려는 것이나 현실적인 해법이 될 지는 미지수다. 해고가 어려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 비용만 높이면 기업의 선택은 뻔하다. 채용을 줄이거나 자동화·외주화를 확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상이 큰들 정규직만할 리도 만무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욱 절박해진다. 산업과 직무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은 필요에 따라 인력을 조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고용을 경직되게 묶어두면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다. 자동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개인 역시 변화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동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자리 안정성의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대증 요법에만 의존하면 더 꼬일 수 있다. 산업화 시대의 노동 규제로는 급변하는 현실을 따라가기 어렵다. 노동개혁은 이해관계 충돌이 큰 만큼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러나 이를 외면하면 일자리도, 노동자의 미래도 지키기 어렵다. 노동계를 설득하고 구조 개혁을 이끌어내는 일은 결국 대통령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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