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A 시장 2030년 10조 달러 성장"…DAXA, 디지털자산 6대 과제 제시

서민지 2026. 4. 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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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한양대·동국대·한성대·자본연·광장 소속 6인 집필
"원화 스테이블코인, 달러 수요 국내 흡수 가능"
"RWA 이미 246억 달러 성장…제도 마련 시급"
준비자산 완결성·코인런 리스크 등 우려 목소리도
(사진=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디지털자산 시장이 단순한 거래를 넘어 기존 금융권과의 융합 결제 수단으로 영역을 급격히 확장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토큰(RWA) 등 글로벌 디지털 금융의 핵심 트렌드를 진단하는 ‘2026 디지털자산 정책 자료집’을 발간했다.

10일 닥사에 따르면 이번 자료집은 △금융적 관점에서의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분석을 시작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본유출 관리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및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아울러 △온체인 데이터 모니터링 실태 분석을 통한 감독·리스크 대응 활용 △이용자 저변 확대 및 시장 유동성 제고 방안 △RWA의 해외 동향과 국내 정책 방향 등 산업 진흥과 규제 조화를 위한 실질적인 제언을 담아냈다.

오세진 DAXA 의장은 발간사를 통해 “앞으로도 신뢰받는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민관 소통의 가교 역할을 성실히 이어가겠다”며 “이 자료집에 담긴 논의들이 국회와 금융당국, 학계의 정책 설계 과정에서 균형 잡힌 참고자료로 쓰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스테이블코인 완전한 화폐 아냐…‘특수한 자산’으로 봐야”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적 관점에서 바라본 디지털자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더리움·스테이블코인·유틸리티 토큰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 가운데 화폐 기능에 가장 근접한 자산으로 평가했다.

다만 USDT·USDC 등 법정화폐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 디파이, 송금 등에서 사실상 현금처럼 쓰이지만, 자체 가치 척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달러 가치를 디지털상에서 복제한 데 가깝고 발행사 신용위험과 디페깅 가능성도 안고 있어 완전한 화폐로 보긴 어렵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일부 기능을 수행하는 ‘특수한 자산’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며, 향후 제도 설계의 핵심은 준비자산의 안전성, 코인런 통제, 발행자 규율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달러 수요 국내 흡수 가능”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자본유출 관리: 인가 지갑 기반 거래관리 및 내재화된 감독설계’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오히려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국내로 흡수해 통화대체 압력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거래 편의를 원하는 일반 수요는 수용하되 자본도피성 고위험 거래에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기하급수적인 거래 비용이나 승인 절차(비선형적 마찰)를 부과하는 제도 설계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강 교수는 “현재도 원화 자금이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된 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전되는 경로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여부 자체보다 발행·환매를 인가 지갑 안으로 제한하고 미등록 주소로의 고액 전송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감독 가능한 범위 안에 거래를 포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강 교수는 인가 지갑 기반 거래관리 운영모형을 제시했다. 발행·환매는 인가 지갑 네트워크 내부에서만 허용하고, 일정 한도 이하 거래는 자동 승인하되 한도 초과 거래는 등록 주소에 한해 강화된 고객확인과 심사를 거쳐 조건부 승인하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블랙리스트 주소가 개입된 거래는 즉시 차단하고 위기 시에는 순유출 속도나 미등록 주소향 비중 등에 따라 거래 한도와 환매 규칙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위기 모드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스테이블코인, 민간 발행 디지털 금융 인프라”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자산이 아닌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기반으로 지급결제와 금융 연결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투기자산 규제 틀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금융안정·지급결제·소비자보호·자금세탁방지 등을 포괄하는 통합적 정책 체계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전송과 국경 간 이동 용이성으로 인해 범죄자금 이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명 확인이 어려운 지갑과 결합될 경우 기존 금융권보다 추적이 어려운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준비금 리스크와 관련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사실상 무규제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위험 프로파일을 가진다”고 말했다.

정책 목표는 규제 강화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신뢰가 붕괴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제도를 설계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자금세탁 및 불법자금 이동 리스크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발행 단계부터 AML·CFT 체계를 내재화하고, 발행사를 단순 기술기업이 아닌 공공적 금융 인프라 운영 주체로 규정해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온체인 데이터, 디지털자산 감독 핵심 도구 부상”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온체인 데이터 분석이 디지털자산 시장 이해와 감독 체계의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트코인 2024년 4차 반감기 이후 시장 사이클 분석에서 온체인 지표 활용이 고도화되며, 가격 흐름뿐 아니라 투자자 행동과 자금 이동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온체인 데이터가 단순 시장 분석을 넘어 외환·자금 흐름 감독 수단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봤다. 국내 시장 특유의 ‘김치 프리미엄’ 차익거래 구조에서도 온체인 분석의 유효성을 제시했다. 트론 네트워크 기반 USDT가 주요 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을 추적하면 국내외 거래소 간 자금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불법 외국환 거래나 자본 유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FTX 파산 이후 탈중앙화거래소(DEX) 비중이 급증한 점을 들어 감독 체계도 중앙화거래소(CEX) 중심에서 CEX·DEX 통합 감시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파이 생태계에서 반복되는 MEV 샌드위치 공격, 러그풀 등 신종 불공정 행위 역시 온체인 분석을 통해 사전 탐지할 수 있는 만큼 시장 감시의 핵심은 거래소 내부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전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역량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 “국내 투자자 1077만명인데 외국인 0명…편중 해소해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외형상 급성장했지만 투자자 구성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을 구조적 취약성으로 지목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거래 가능 이용자수가 1077만명, 시가총액이 95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지만 시장 참여가 사실상 내국인 개인에 집중돼 있어 투자 기반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배제가 실명계좌 발급 제한과 자금 이동 규제가 누적된 결과”라며 “2017~2019년 시장 과열기에 형성된 보수적 정책 기조가 시장 성숙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외국인 배제가 단순히 글로벌 연계 부족에 그치지 않고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왜곡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 참여를 넓히기 위해 특정금융정보법상 외국인 고객 위험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외국인 원화 입금과 디지털자산 매각 후 외화 반출 기준 등 외환규제와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RWA 2030년 10만 달러 성장…제도 마련 시급”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는 실물자산토큰(RWA) 시장이 빠르게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2월 기준 글로벌 RWA 시장 규모는 246억 2000만 달러로 성장했고 이더리움이 61%(약 131억 달러)을 점유하며 사실상 표준 인프라 지위를 굳혔다는 설명이다.

블랙록 ‘비들(BUIDL)’과 프랭클린템플턴 FOBXX 등 전통 금융기관의 토큰화 펀드가 빠르게 자산을 확대하고 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자산, 담보 자산까지 토큰화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RWA는 국채, 부동산, 사모 대출 등 전 세계의 방대한 실물 자산군을 온체인화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과 자본 효율성을 창출하는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250억 달러 안팎인 시장이 2030년에는 최대 10조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변호사는 이런 흐름에 대응하려면 국내도 명확한 법적 구분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WA를 증권형(STO)과 비증권형으로 나눠 각각 자본시장법과 일반 상거래·디지털자산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니어스법(GENIUS Act)과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증권·상품 이분화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일정 분산 요건을 충족하면 증권에서 상품으로 전환하는 ‘졸업 제도’를 도입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럽연합(EU)의 DLT 파일럿 상시화 추진과 싱가포르의 ‘프로젝트 가디언’ 사례를 고려할 때 국내 역시 토큰화 금융을 제도권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민지 (mildo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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