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도 고분양가도 문제…'채권입찰제' 가능성은?

김동훈 2026. 4. 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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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강남3구+용산' 분양가상한제 부작용
이외 지역은 고분양가가 주변 시장 자극도
민간 분상제 확대 + 채권입찰제 재도입?
"고소득자만 청약 기회…부작용도 고려해야"
#1. 서울 동작구 '써밋더힐'과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의 공통점은? 분양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를 우습게 알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다. 써밋더힐만 해도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28억원대로 예상되고, 노량진6구역을 재개발하는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최고가 기준 3.3㎡ 당 약 8400만원이다. 서초구 아파트보다 비싸다. DL이앤씨가 서초신동아아파트를 허물고 시공하는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는 전용 59㎡의 3.3㎡당 분양가(최고가 기준)가 8108만원이다.
#2. 아크로 드 서초는 지난 1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30가구를 모집했는데 3만2973명이 신청했다. 평균 1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단지 가운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흥행한 이유는 '로또'보다 큰 시세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 아크로 드 서초의 전용 59㎡의 일반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17억9340만∼18억6490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이라서다. 그런데 인근의 서초그랑자이는 전용 59.98㎡(34층)가 올해 1월 35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번 청약에 도전한 사람 가운데 0.09% 안에 들어가면 17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

분양가 상한제가 낳고 있는 대표적 부작용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지역 아파트 청약은 당첨만 되면 5년 이내 범위의 거주 의무만 있을 뿐 시세 차익을 고스란히 먹게 되면서 '로또 청약'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제한으로 인해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해 주변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지역 청약제도의 개편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반대로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아닌 곳은 신축 선호 현상과 건설비용 상승 등이 맞물리며 고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까닭에 20년 전 판교 신도시 분양 당시에 운영한 '주택채권입찰제' 도입이 수면 위에 오르고 있다. 당첨된 수분양자의 주택채권 구입을 의무화해 시세차익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민간주택을 분양받으려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택채권입찰제 도입 개정안(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토교통부도 해당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안 의원은 주택채권입찰제의 채권 상한액을 분상제 민간주택의 분양가가 인근 지역 시세 대비 100% 이하일 경우, 이에 미달하는 수준으로 설정했다. 채권 매입으로 환수하는 추가 이익을 인근지역 시세 정도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국토부와 협의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분상제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의 90%이면, 채권 상한액은 10%가 된다. 앞서 2006년에 시행한 주택채권입찰제는 채권매입 상한액을 분양가와 채권매입손실액(채권 매입후 즉시 매각했을때 예상 손실액)을 합한 금액이 인근지역 시세 대비 90% 수준이 되도록 설정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이런 제도를 도입해 조 단위 규모를 수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령 반포 래미안트리니원 분양가(2025년 10월)는 27억원이었는데 인근 반포 래미안원펜타스 매매가는 47억원(작년 3월 기준), 청담 르엘 분양가는 25억원(2024년9월)인데 인근 청담 자이 매매가는 43억원(2025년7월)에 달했다.

더 나아가 이를 기금화하면 국민주택 건설,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증권 매입, 정부시책 주택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의원 측은 "지난 5년간(2020~2025년)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인근 시세 대비 100% 이하로 분양된 민간주택 23곳에 개편한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할 경우, 채권 입찰을 통해 추가 환수할 수 있는 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2024년 국민주택채권 발행액 14조1000억원의 10%가 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라고 했다. 

시장은 이런 제도 도입에 대해 일장일단이 있다고 판단한다. 과도한 청약 과열현상을 진정시키고 공공택지 개발로 최초 수분양자에게 집중되는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해 임대주택사업의 재원이나 주거복지 재원으로 쓸수 있다는 장점에 대해선 긍정적 반응이다.

하지만 채권가격이 분양가에 전가되며 이미 높은 분양가를 더욱 올리게 만드는 부담, 향후 경기 변동시 가격 하락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현재 시점의 가치로 채권을 회수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채권을 상한으로 쓸 수 있는 돈 있는 사람에게 낙찰 가능성이 몰리는 문제도 있으므로 중대형 면적이나 인기 지역·택지 등에 한해 선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견고한 전매규제, 지분적립형, 토지임대부 등을 활용해 정부와 수익을 나눌 수 있으면서 저렴하게 분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발의된 내용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구조이고, 시장 영향은 어떨지, 제도가 지속 가능한지 등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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