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으로 만리장성 다시 넘는다…‘전면 재설계’ 승부수

정경수 2026. 4. 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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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 2종 공개
전용 EV 브랜드 첫 투입
현지화 전략 본격화
2030년 44만대 목표
점유율 0.3%서 반등 도전
7일부터 10일(현지시간)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된 비너스 콘셉트와 어스 콘셉트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앞세워 중국 시장 재공략에 본격 나선다. 단순한 신차 투입을 넘어 기술·디자인·서비스를 현지화한 ‘전면 재설계’ 전략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대중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10일(현지시간)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고 아이오닉의 중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세단형 ‘비너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어스’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향후 전동화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아이오닉은 2021년 첫 양산 모델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해 왔지만, 중국에서는 그동안 본격적으로 선보인 적이 없었다.

이번 론칭의 핵심은 ‘현지화’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안전성과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사용 환경에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아이오닉 브랜드를 구축했다.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제품·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중국 전용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아이오닉 브랜드 론칭 영상 [현대차 제공]

기술 측면에서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한다. 동시에 장거리 이동 수요와 충전 인프라 특성을 고려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기술도 처음 도입한다.

디자인 역시 완전히 새롭게 접근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규 디자인 콘셉트 ‘디 오리진’을 도입하고,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실루엣을 통해 차별화된 첫인상을 강조했다. 모델명 체계도 기존과 달리 ‘행성’을 모티브로 재구성해 브랜드 경험 전반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했다.

비너스 콘셉트는 금성에서 영감을 받은 세단으로, 금빛 외장과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어스 콘셉트는 지구의 생명력을 표현한 SUV로, 자연 요소를 반영한 실내 구성과 아웃도어 감성을 강조했다. 두 모델은 향후 양산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프리뷰’ 성격이 짙다.

7일부터 10일(현지시간)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비너스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AVP China 현대디자인팀 원자리 치프 디자이너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이달 말 열리는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를 기점으로 중국 전동화 전략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양산형 아이오닉 모델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공개하고, 판매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기차(EV)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국에 다시 힘을 싣는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 구조 변화가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의 정책·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역시 “아시아와 중국 시장 성장을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7일부터 10일(현지시간)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된 어스 콘셉트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 전략 아래 향후 5년간 20종의 신차를 투입하고, 2030년까지 중국 판매량을 약 44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약 13만대 판매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중국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출시했고, 올해 목표 역시 21만8000대로 설정하며 전년 대비 10.8% 확대하는 공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다만, 시장 점유율 회복은 넘어야 할 산이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5년 5.2%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해 0.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판매량도 110만대에서 10만대 수준으로 급감하며 10분의 1로 줄었다. 사드 사태 이후 판매망이 붕괴된 데다, BYD를 비롯한 중국 토종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경쟁 환경도 크게 바뀌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중국 공략 핵심 전략/현대차 중국차 판매량 추이

실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 한 자릿수에 머물던 토종 브랜드 비중은 최근 30%를 넘어섰고,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전기차 시장 역시 ‘치킨게임’ 양상이 심화되면서 가격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중국 재도전이 “필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브랜드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 판매망 재구축 등이 동시에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시장 규모다. 중국은 연간 2000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고 있다.

7일부터 10일(현지시간)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된 비너스 콘셉트 내장 [현대차 제공]

이번 아이오닉 론칭은 단순한 신차 공개를 넘어,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읽힌다.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두 대의 콘셉트카를 시작으로 중국 고객에 대한 깊은 고민과 진정성을 담은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과 품질이라는 아이오닉의 타협할 수 없는 원칙 위에 중국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 주행과 실내 사용자 경험(UX)을 완벽하게 결합한 양산 제품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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