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집에 보내줘” 고립 6주 선원들,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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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유조선 선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압박 속에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선박은 움직이지 못하고, 교체 인력도 들어오지 못한 채 수만 명이 사실상 바다 위에 고립된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약 2만 명의 선원이 6주째 해상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정신적 붕괴'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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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맞아 불타는 유조선 보며 공포
휴전 후에도 드론 공격-기뢰 위협 여전
승무원 90% 해협통과 거부…일부 사직의사
일부 선원 정신적 붕괴…24시간 관찰받기도

선박은 움직이지 못하고, 교체 인력도 들어오지 못한 채 수만 명이 사실상 바다 위에 고립된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약 2만 명의 선원이 6주째 해상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정신적 붕괴’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유조선 선원은 “상황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 애쓰고 있지만,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불타는 유조선 목격 충격
현재 선박들은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한 채 장기간 대기 중이다.
선원들의 공포가 급격히 커진 계기는 인근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이었다.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타는 유조선을 직접 목격한 이후, 해협 통과에 대한 불안은 현실적 위협으로 바뀌었다.
휴전 합의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해협 상공에서는 요격 미사일 궤적이 계속 포착되고 있으며, 드론 공격과 기뢰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나온다.
한 선원은 “우리는 기름을 가득 실은 채 움직이지 못하는 표적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 “목숨 걸고 못 간다”…선원 90% 항해 거부
이 같은 상황에서 선원들의 항해 거부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승무원의 약 90%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거부하고 있으며, 일부는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는 국제 해사 규정상 위험 지역에서 근무를 거부할 수 있는 ‘항행 거부권’이 집단적으로 행사되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선원은 “안전을 이유로 항해를 거부하겠다고 선장에게 통보했다”며 “더 이상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신적 부담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한 선박에서는 동료 선원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적 붕괴를 겪었고, 현재 24시간 동료들의 관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나가고 싶은 사람 vs 들어와야 하는 사람”…엇갈린 운명
선원 교체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현재 대체 인력으로 거론되는 선원들은 전쟁으로 귀국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출신 노동자들이다.
생계를 위해 위험 지역에 들어와야 하는 이들과, 탈출을 원하지만 떠날 수 없는 기존 선원들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선원은 “차이는 단 하나, 선택의 유무일 뿐”이라며 “그들은 선택해서 들어오지만 우리는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 멈춘 바닷길…200만 달러 ‘통행세’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하지만 현재 이란의 통제 아래 선박은 허가 없이는 통과할 수 없으며, 일부 통행에는 척당 최대 200만 달러의 비용이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이전 하루 140척 수준이던 통과 선박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주요 항로가 사실상 제한되면서 원유와 물류 흐름이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비용 부담과 통행 제한은 결국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공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선박 이동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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