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부겸 원팀’에 선물 보따리 총공세…野 ‘사분오열’에 9회말 2아웃 몰려
경기는 구인난, 팀워크 붕괴 조짐도…또 터져 나온 장동혁 사퇴 요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9회말 2아웃, 패색이 짙은 전광판 아래 덕아웃은 아수라장이다. 선수들과의 불화 끝에 감독은 시즌 도중 교체 요구에 시달리고 있고, 역전 만루 홈런을 쳐줄 4번 타자는 보이지 않는다. 대타 카드마저 마땅치 않은 텅 빈 벤치에, 홈팬들조차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방선거까지 50여 일, '공천 내홍'과 '후보 기근'이 겹친 제1야당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더불어민주당이 '경기 추미애-대구 김부겸' 등 중량급 후보들을 전면 배치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들에 대항할 주자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기도가 후보 기근 끝에 재공모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에선 컷오프(경선 배제)된 주자들의 반발이 계속되며 사상 초유의 4파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성과 탈환은커녕 유례없는 '안방의 위기'까지 가중되면서 야권이 '자멸 우려'에 직면한 모습이다.

"추미애 대항마 누구 없소"…계속되는 구인난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두 축은 '구도'와 '인물'이다. '12·3 내란' 재판이 계속되는 지금, 지방선거의 구도는 이미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짜여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반전을 꾀할 유일한 카드는 '인물론'뿐이다. 그런데 그 마지막 보루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컷오프를 둘러싼 '사천' 논란에 휘말렸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심판에서 선수로 옷을 갈아입은 가운데, 박덕흠 공관위 체제에서도 공천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공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당장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에 '6선 추미애'라는 중량급 카드를 일찌감치 낙점했다. 사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추미애 후보의 공천을 두고 "해볼 만하다"는 낙관론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자, 이재명 정부의 법사위원장으로서 검찰·사법 개혁을 주도해온 추 전 장관 특유의 강성 이미지가 중도층의 거부감을 자극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문제는 그 약점을 공략할 '대항마'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경기지사 후보에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6선 중진 추 후보에 비하면 중량감과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야권 내부에서 나온다. 결국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후보 재공모를 결정했다.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가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역량 있는 인재들에게 경쟁의 문을 더욱 폭넓게 열어 치열한 경선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공모 역시 '후보 기근'이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추가 공모에는 경기 남양주시장을 지낸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만이 응한 상태다. 다만 조 최고위원 역시 '추미애의 대항마'로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앞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등 중도 성향의 대선급 주자, 그리고 인지도와 전문성이 있는 외부 경제 전문가가 '추미애의 대항마'로 거론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론되는 일부 인물은 장동혁 체제의 '우클릭'이 계속되고 있기에 출마의 '명분'이 없고, 이 명분 없이 출마하기에는 '승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거절의 이유로 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추가 공모를 하더라도) 당이 바뀐 게 전혀 없는 상황이라 경기지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후보 기근은 비단 경기도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전국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까지 "사람이 없다"는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월6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경기지사 후보도 없고, 시흥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선 시장 후보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 정도로 후보 수급에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이런 상황인데 지도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보수의 본진, 대구에서도 공천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대구의 아들'을 자처하는 김부겸 전 총리를 단수 공천하며 중도 확장을 꾀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공천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앞선 경기도와 양상이 다르다. 수도권이 후보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는다면, 대구는 시장을 노리는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가 컷오프에 반발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졌다.

'자중지란'에 교통정리 안 돼…"張 전략 부재"
당장 대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당 공관위의 불출마 권고에도 여전히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채 중앙당의 공천 방식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항고한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당내 최다선(6선)인 주 부의장은 이번 국민의힘 공천을 "실패"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고참 선수가 경기 중 감독을 교체하라고 공개 항명에 나선 셈이다. 주 부의장은 4월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에게 공천 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살신성인과 선당후사를 말하려면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장동혁 체제와 이정현 공관위가 만든 이 엉터리 틀을 깨고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후보들도 죽고 대구도 죽고 당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부의장은 "장 대표는 결단하라. 더 늦기 전에 책임지라"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당을 다시 세울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마저 대구시장 컷오프 결정에 불복했다. 이 전 위원장은 현재 흰색 옷을 입고 거리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당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시민 경선'을 요구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이렇게 되면 대구시장 선거는 사상 초유의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공식 후보에 더해 주호영·이진숙 무소속 후보, 그리고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구도다. 보수 표심이 세 갈래로 분산될 경우, 김 후보로선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국민의힘이 공천 내홍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사분오열 중인 가운데, 민주당은 '김부겸 원팀'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를 연일 내비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출마 전 대구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요청한 김 후보의 제안에 적극 호응하면서 당이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대구 내 김 전 총리의 영향력, 여기에 여당 원팀이 선사하는 선물 보따리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첫 대구시장 당선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TK 지지율, 민주 26% vs 국힘 29% '접전'
물론 주호영·이진숙 후보가 아직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고, 설령 출마하더라도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럼에도 '4파전' 시나리오 자체가 공공연히 거론된다는 점은, 공천을 둘러싼 당내 균열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의 잡음을 '선거의 일상적 과정'으로 보고 있다. 결국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을 겨냥한 '경제위기론'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설' 등을 띄우며 반격을 노리는 모습이다. 문제는 선거까지 남은 물리적 시간을 감안할 때, 최근 발표되는 여야 '민심 스코어'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다는 점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월6~8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9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당별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은 47%, 국민의힘은 18%를 각각 기록했다(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2.7%.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입장에서 TK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적신호 그 자체다. TK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은 26%, 국민의힘은 29%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반면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1%로 제일 많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정도의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도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질타하는 조언과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 공천 전략에 대해 "단순 세대 교체는 명분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갈등만 키우고 있고, 결국 당 지지율로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를 향해 "정치력도 전략도 부재한 상황에서 욕심을 부리다 모두가 불만족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중도층과 상식에 맞는 메시지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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