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중력’에 실려 복귀하는 아르테미스…‘2800도 6분’이 분수령
대기권 진입시 2800도 견뎌내야
귀환비행은 엔진 대신 중력으로
11일 아침 미국 서부 해안 착수

54년만에 달 왕복비행을 한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11일(이하 한국시각) 지구로 돌아온다. 지난 2일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출발한 지 꼭 10일만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비행 6일째 지구에서 40만6771km 떨어진 달 뒤편 상공에서 반환점을 돈 뒤 귀환길에 올라 10일 오전 8시 현재 시속 5천km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오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우주선은 11일 오전 9시7분(미 동부시각 10일 오후 8시7분) 미 서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앞바다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사 귀환의 최대 고비는 대기권 재진입이다. 달에서 지구로 오는 우주선은 저궤도에서 돌아오는 우주선보다 속도와 온도가 훨씬 더 높다. 일반적으로 저궤도에서 내려올 땐 초속 7.8km(시속 2만8000km)의 속도로 오지만 달에서 올 땐 초속 11.2km(시속 4만320km)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기와의 마찰 등으로 발생하는 열도 큰 차이가 난다. 저궤도에서 올 땐 1500~1600도 안팎, 달에서 올 땐 2800~3000도까지 오른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2호 우주선의 하강 최고 속도는 예상보다 다소 낮은 시속 3만8367km, 온도는 2800도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견뎌내기 위해 우주선은 지름 5m의 방열판을 앞세워 하강한다.
문제는 아르테미스 1호 시험비행 때 낙하 과정에서 180여개의 방열판 조각 중 일부가 떨어져 나간 점이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2호에선 방열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리온 우주선의 하강 각도를 바꾼다.
이 구간을 지나는 동안 우주선 주변에 생성되는 고온 플라스마로 인해 우주선과의 통신은 6분간 두절되고 우주비행사들은 자기 몸무게의 4배에 이른 압박감(3.9G)을 느끼게 된다. 이 ‘마의 6분’ 벽을 잘 통과하면 이후 세 단계에 걸쳐 총 11개의 낙하산이 단계적으로 펼쳐진다.

달 중력 이용해 속도 줄이고 방향 바꿔
1959년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 3호가 처음 개척한 자유귀환궤도는 달 착륙에 실패했던 아폴로 13호가 지구로 무사히 돌아올 때 이용해 유명해졌다. 당시 아폴로 13호는 엔진 폭발 사고로 사령선의 주 엔진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달 착륙선(LM)의 하강 엔진을 사용해 이 궤도로 경로를 수정했다. 아르테미스 2호가 엔진 상태에 구애받지 않는 이 경로를 택한 것은 아폴로 13호를 교훈 삼아 안전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선은 비행 이틀째 달전이궤도(TLI)에 진입할 때 자유귀환궤도 경로를 이용해 돌아올 수 있도록 부메랑 궤도를 설정했다.
우주선과 천체 사이엔 보이지 않는 중력 줄다리기가 벌어지는데, 우주선이 천체의 진행 방향 앞쪽을 가로질러 지나가면, 달의 중력에 에너지를 빼앗겨 속도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지구로 향하는 궤도로 방향이 꺾이게 된다. 반대로 천체의 진행 방향 뒤쪽으로 지나면 에너지를 얻어 가속된다. 이 원리를 이용해 별도의 엔진 추진 없이 지구로 돌아오는 경로를 만든 것이 자유귀환궤도다. 이 원리에 따라 아르테미스 2호 우주선은 달 공전 방향 앞쪽으로 접근해 속도를 줄였고, 이후 달의 중력에 의해 궤도가 크게 휘어지며 자연스럽게 지구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들어섰다.

우주선에서 자주 듣는 말 “발 움직이지마”
이 자리에서 사령관을 맡은 리드 와이즈먼은 “동료들이 새로 발견한 충돌구에 작고한 아내 캐럴의 이름을 붙이자는 제안을 했을 때가 개인적으로 이번 임무에서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우리 네명은 가장 끈끈해지고 유대감이 깊어졌으며 앞으로 다가올 하루(달 근접비행)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종사 빅터 글로버는 달 뒤편을 돌아 나올 때 개기일식을 목격한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꼽았다. 임무 전문가 크리스티나 코크는 “작기는 하지만 사실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공간에 있다보니 가끔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릴 때도 있다고 모두들 말하곤 했다”며 우주선 생활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코크는 “무중력 상태에서는 캡슐이 더 넓게 느껴지지만 서로 100%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우주선에서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는 ‘발 움직이지 마, 발 밑에 있는 것 좀 꺼낼게’라는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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