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x슬랙] 전기차 리비안 빙그레 웃었다… 빅테크 박스 CEO 간증 터진 이유는?
김고중 슬랙 코리아 총괄 "컨텍스트 스위칭이 생산성 40% 잡아먹는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하나로 업무 재구성
세일즈포스 슬랙이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맞춤형 AI 에이전트 '슬랙봇(Slackbot)'을 국내에 공개했다. 김고중 슬랙 코리아 사업 총괄이 등단해 슬랙봇의 구체적인 기능과 전략적 방향성을 소개하며 '에이전틱 업무 운영체제(Agentic Work OS)'로서의 슬랙 비전을 설파했다.
김 총괄은 현재 기업들이 직면한 AI 활용의 구조적 한계부터 짚었다.
그는 "회사들이 AI 기능을 애플리케이션 위에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러한 AI 기능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면서 "단위 시스템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전체적인 업무 맥락을 가지고 본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각 애플리케이션마다 AI가 탑재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서로 단절돼 있어 전체 업무 흐름에서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엇다. 그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계속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업무의 컨텍스트 스위칭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컨텍스트 스위칭이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약 40%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앱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집중력이 깨지고 맥락이 단절되면서 생산성의 절반 가까이가 증발한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이것이 바로 슬랙이 학습 곡선이 전혀 없는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인터페이스, 대화를 중심으로 업무를 재구성한 이유"라고 밝혔다.

"대화를 통해 무엇이든 묻고 모든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구조"
김 총괄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로 슬랙을 제시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무엇이든 묻고 모든 정보를 찾아낼 수 있으며, 사람과 에이전트가 협업을 위한 동료가 되고, 모든 데이터와 앱이 서로 연결되어 업무 맥락이 공유된다"면서 "업무 맥락을 파악하고 있는 개인화된 AI가 업무를 같이 수행해줌으로써 개인의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이것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슬랙은 업무를 위한 여러분의 에이전트 워크 OS"라면서 "모든 대화에 사람과 에이전트가 참여해서 AI의 속도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슬랙 안에는 사람과 데이터,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타사 앱, 개인 맞춤형 AI 비서인 슬랙봇, 그리고 각종 워크플로우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연결돼 있어 영업, 서비스, 마케팅 등 전 업무 영역에서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은 슬랙의 진화 궤적을 시간순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슬랙은 2013년 출시 이후 2014년 공식 글로벌 발표를 거치며 초기에는 이메일에 묻혀 있던 정보를 끄집어내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후 사용자들이 채널 안에서 의사결정, 제품 출시, 장애 대응 등을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대화에 시스템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물리적 본사로 출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슬랙이 '디지털 헤드쿼터'로 기능했다. 김 총괄은 "슬랙이라는 디지털 본사로 모든 사람들이 출근하고 내부 업무뿐 아니라 파트너, 고객 간의 업무를 모두 슬랙에서 처리함으로써 물리적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 생산성을 손실 없이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메신저에서 출발해 협업 플랫폼, 디지털 본사를 거쳐 에이전트 업무 운영체제로 진화하는 궤적이다. 슬랙이 단순 커뮤니케이션 도구에서 기업 운영의 중추 인프라로 위상을 바꿔왔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또다른 변화에 직면했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슬랙의 대화에 수많은 에이전트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괄은 "현재 시점의 슬랙은 사람과 데이터와 앱, 그리고 다양한 AI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대화형 유저 인터페이스에 연결된 에이전트 업무 운영체제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인수 5년 만에 매출 2.5배, 일간 메시지 10억 건 돌파
슬랙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총괄은 "슬랙을 인수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인수 전 대비 2.5배 정도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만 10만 개 이상의 신규 고객사가 생겼고 900% 이상의 AI 사용자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2021년 한화 약 30조원이라는 소프트웨어 역사상 최대 규모 M&A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5년 만에 수치로 답해진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메시지 볼륨이다. 김 총괄은 "월평균 240억 건의 메시지가 전송되고 있다"면서 "이 엄청난 메시지 양이 슬랙 내에서 얼마나 많은 업무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일간 사용량으로 10억 건을 몇 주 전에 달성해 이제 하루에 10억 건 이상의 메시지가 슬랙에서 교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월 240억 건, 일 10억 건이라는 메시지 볼륨은 슬랙이 단순한 채팅 도구가 아니라 기업 업무의 실질적인 동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슬랙봇, "별도 설정 없이 바로 사용… 내 업무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다"
화룡점정은 역시 슬랙봇이다. 김 총괄은 "슬랙봇은 슬랙에 내장돼 있고 개인 AI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한다"면서 "2026년 1월 13일에 정식 출시됐다"고 밝혔다. 별도의 설정 없이 슬랙을 활성화하면 바로 슬랙봇과 대화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김 총괄이 강조한 것은 슬랙봇의 개인화 역량이다. 그는 "슬랙에 쌓여 있는 무수한 데이터를 통해 내가 어떻게 업무를 처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슬랙봇은 알고 있다"면서 "내 업무 환경, 어조, 스타일을 파악해서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했다.
슬랙 안에 축적된 수년간의 대화 데이터와 업무 패턴이 슬랙봇의 개인화 엔진을 구동하는 연료가 되는 셈이다. 범용 AI 어시스턴트가 사용자를 처음부터 파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슬랙봇은 이미 축적된 업무 맥락 위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보안에 대한 고객 우려도 일축했다. 김 총괄은 "슬랙 AI 가드레일이 정의돼 있고 그 정해진 가드레일 하에서 슬랙봇이 운영되므로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슬랙봇이 정보 검색과 정리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상의 트랜잭션을 일으키는 액션까지 수행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괄은 "정보를 찾아주고 정리해줄 뿐 아니라 실제로 시스템상으로 트랜잭션을 일으키는 액션까지 슬랙봇이 해주기 때문에 나만의 에이전트로서 모든 업무를 같이 수행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총괄은 슬랙봇의 미래를 슈퍼 에이전트로 규정했다. 그는 "슬랙봇은 정식 출시한 지 한 분기가 됐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다"면서 "몇 개월 후에는 모든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슈퍼 에이전트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그림도 나왔다. 그는 "슬랙에 어떤 에이전트들이 존재하는지 내가 알 필요 없이 슬랙봇과의 대화를 통해 업무를 지시하면 슬랙봇이 자동으로 해당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에이전트들과 협업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면서 "진정으로 편리하게 나만의 비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는 개인 비서 수준이지만 수개월 내로 기업 내 산재한 다양한 AI 에이전트들의 오케스트레이터, 즉 에이전트의 에이전트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이다. 사용자가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일일이 파악할 필요 없이 슬랙봇에게 지시만 하면 되는 구조가 실현되면, 슬랙은 에이전트 생태계의 허브이자 관제탑 역할을 맡게 된다.
슬랙봇의 도입 속도와 성과도 인상적이다. 김 총괄은 "슬랙봇은 내부적으로도 세일즈포스 역사상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면서 "수많은 고객들이 슬랙봇의 출시를 열광해주고 계시다"고 했다.
실질적 성과도 뒷받침된다. "슬랙봇을 잘 사용하고 있는 직원들은 각종 업무를 슬랙봇을 통해 처리하면서 매주 최대 20시간을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절반에 달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은 파격적인 수치다.
김 총괄 본인의 경험도 곁들였다. 그는 "기존에 영업 대표들이나 엔지니어들에게 물어봐야 했던 수많은 궁금증과 작업을 슬랙봇을 통해 처리함으로써 제 업무 생산성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사업 총괄이라는 직책의 특성상 다양한 부서에 산재한 정보를 빠르게 취합해야 하는데 슬랙봇이 그 병목을 해소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스터비스트나 슬라럼 같은 기업들도 슬랙봇을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공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슬랙봇 출시 이후 임직원 기준 하루 최대 90분의 업무 시간 절감, 팀 단위로는 주간 최대 20시간의 생산성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640만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고, AI 지원 슬랙 앱 성장률은 전년 대비 690%에 달한다. 신규 기능 30개 이상이 추가됐다.
2600개 앱 생태계, 오픈AI·앤트로픽도 슬랙 고객이자 파트너
김 총괄은 슬랙의 생태계 경쟁력도 부각했다. 그는 "현재 슬랙에는 구글 워크스페이스, 노션, 지라, 컨플루언스 같은 2600개 이상의 앱이 제공되고 있다"면서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네이티브 AI 업체들도 AI 에이전트를 슬랙에서 출시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이 생태계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트 출시는 고객을 위해서도 좋지만 사실 오픈AI, 앤트로픽 같은 회사들에게도 좋은 것"이라면서 "그들도 슬랙의 고객이고 슬랙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들을 위해서도 유용하고 고객을 위해서도 훌륭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AI 선도 기업들이 슬랙의 사용자이자 동시에 생태계 기여자라는 이중적 관계는 슬랙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나아가 세일즈포스는 앤트로픽의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기반으로 슬랙과 클로드 간 양방향 연동 기능도 함께 공개했다. 기업 고객이 클로드에서 슬랙의 대화 맥락을 검색하고 문서 초안을 생성한 뒤 다시 슬랙으로 공유하는 등의 업무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총괄은 나아가 글로벌 고객 사례를 통해 슬랙의 범용성을 강조했다. 빅테크 기업 박스(Box)는 슬랙을 업무 운영체제로 도입해 영업 프로세스를 최적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장 김 총괄은 "60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업하면서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고 박스 CEO가 직접 간증했다"고 전했다.
제조업 사례도 눈길을 끈다.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은 슬랙으로 신규 직원 온보딩을 처리하고 수작업을 자동화해 공장 현장의 생산성을 높였다.
김 총괄은 "슬랙을 통해 MES 같은 제조 시스템, 티켓팅 도구,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를 모두 통합해 커뮤니케이션을 간소화하고 주요 프로세스를 자동화했다"면서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체, 모든 업종의 고객에게도 슬랙이 생산성 혁신의 기회를 드릴 수 있다"고 했다. IT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슬랙이 제조 현장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것은 협업 플랫폼 시장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