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울고 웃었다…액티브 펀드 ‘희비 교차’
美 주식형 펀드 5년 성과 기대 이하…장기 투자일수록 패시브 전략 유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출처= 삼성]](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552778-MxRVZOo/20260410091819023xvny.jpg)
지난해 한국 증시가 세계 1위 상승률을 보인 강세장 속에서도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성적은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종목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인 한국 시장의 특성과 펀드의 분산투자 규제가 맞물리면서, 대형주 장세에서는 액티브 운용 전략이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S&P 다우존스 인덱스(S&P DJI)가 발표한 '2025년 SPIVA 아시아 스코어카드(일본 제외)'에 따르면 지난해 S&P Korea BMI 지수는 87.2%(코스피 75.6%) 상승했지만 한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의 59.2%는 벤치마크(기준수익률)를 하회했다. 특히 상반기 23.8%에 불과했던 벤치마크 하회 펀드 비율은 하반기 78.4%로 급증했다.
◆엇갈린 상·하반기 성적표…핵심 변수는 '삼성전자'
이러한 극단적인 성과 격차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과, 이를 편입한 액티브 펀드 간의 포트폴리오 비중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S&P Korea BMI 지수 내 삼성전자의 비중은 약 19.2%다. 작년 상반기 삼성전자 주가는 벤치마크를 15.3%p 하회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벤치마크를 58.2%p 상회하는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며 시장 전체의 상승을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들은 중소형주 발굴을 통한 초과수익 달성을 위해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을 벤치마크 비중보다 낮게 가져가는 축소 전략을 취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시장 평균을 밑돌았던 상반기에는 펀드의 수익률 방어가 가능했지만, 삼성전자가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하반기에는 지수 상승분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해 대규모 벤치마크 하회 현상으로 직결됐다.
수 리(Sue Lee) S&P DJI 아시아태평양 지수 투자 전략 책임자는 "연초 한국 시장의 주식 분산도가 높아지면서 능숙한 액티브 운용사들이 시장을 상회할 잠재적 기회가 있었고, 실제로 상반기에는 선방했다"며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내 초대형 종목들의 상대적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상반기의 강세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지표는 한국 주식시장의 특수한 구조 속에서 액티브 펀드의 전통적 장점이 발휘되기 어려운 한계도 보여준다. 본래 액티브 운용은 벤치마크에 얽매이지 않고 저평가 종목을 유연하게 발굴해 초과 성과(알파)를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단일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25% 수준인 한국 시장에서는 액티브 펀드 장점이 발휘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펀드는 동일 종목에 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는 규제(10% 룰)를 적용받는다. 액티브 펀드는 구조적으로 삼성전자를 벤치마크만큼 담지 못하고 과소 편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출처= 구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0/552778-MxRVZOo/20260410091820357yevk.png)
◆"투자 기간 길어질수록 패시브가 유리"
액티브 펀드가 벤치마크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장기 데이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SPIVA 스코어카드의 5년 누적 관찰 결과 아시아 지역 13개 펀드 카테고리 중 대만 중소형주 펀드(12.9% 하회)를 제외한 12개 카테고리에서 과반수의 액티브 펀드가 벤치마크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로 시야를 넓혀도 결과는 동일하다. 한국에서 설정된 미국 주식형 펀드의 경우 1년 기준 77%가 벤치마크(S&P 500 지수)를 하회했고, 5년 장기 관점에서는 100%가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았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 역시 1년 기준 77%, 5년 기준 97%가 지수 대비 저조한 성과를 냈다.
결과적으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통계적으로 액티브 펀드가 시장 지수를 이길 확률은 하락에 수렴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레버리지, 액티브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적극 편입하는데 운용 자산의 성격을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시장을 이기는 전문가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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