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대 월급, 10시간 근무…어떻게 계속 버티나

손유지 2026. 4. 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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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사립 유치원 교사, 왜 초과근무에도 수당 無
국공립·사립 유치원, 호봉·급여 구조의 큰 차이
유보통합 시대...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처우 격차
교사 과로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지데일리] “우리 아이가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교사가 있는가.” 이 질문은 부모들의 기본적인 걱정이자, 교사의 전문성과 함께 그들의 근무 여건과 처우까지 묻는 사회적 질문이 되고 있다. 

특히 유아교육과 보육이 통합되는 ‘유보통합’ 흐름 속에서, 유치원 교사의 임금·복지·근로환경은 비단 개인 직업 문제를 넘어, 우리가 말하는 ‘육아’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치원 교사의 처우 격차와 초과근무 실태를 짚어보며, 유보통합 시대에 맞는 임금·복지·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AI생성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포함한 보육환경 만족도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만족도의 이면에는 교사들의 근무 조건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특히 사립 유치원 교사들은 근무시간이 공립보다 길고, 초과근무에도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4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며, ‘시간 외 근무’가 이미 일상화된 구조를 드러냈다.

사립 유치원 교사의 평균 급여는 일반적으로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약 85~90%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2024년 기준 국공립 유치원 교사 1호봉 기본급은 약 180만 원대에 형성되며, 여기에 교직수당·담임수당·명절수당 등이 더해져 실질 수령액은 상당 부분 증가한다. 

반면 사립 유치원은 정부 지원 ‘교원처우개선비’를 토대로, 시설의 재정 상태에 따라 수당과 상여금을 가감하는 구조가 많아 평균 월급은 200만 원대 초중반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차이는 보수 체계의 구조에서 드러난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국가공무원 보수 체계를 따르는 호봉제가 적용돼 4년제 대졸 신규 교사가 8호봉 안팎에서 출발하고, 근속년수와 학력에 따라 목표연봉표상 급여가 점차 상향된다. 여기에 4대 보험, 퇴직연금 등 공무원급 복지가 함께 제공되며, 장기적인 소득 안정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사립 유치원은 시설별 운영실익과 원장과의 협상력에 따라 교사 급여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 같은 호봉이라도 실질 수령액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문제는 일부 사립 기관에서 최저임금 수준에 가까운 기본급을 책정하거나, 교사의 경력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 연봉계약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2025년 기준 최저임금 월 209만여 원에 못 미치는 급여를 제시한 뒤, 이를 ‘초과근로수당’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형식적 기준을 맞추려는 시도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는 법적 최소 기준을 감싸는 형국이지만, 정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는 교사의 노동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구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와 별도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인 ‘유보통합’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같은 교육청 체계로 관리하고, 교사 자격·양성과정·인건비 지원 기준을 일원화하려는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평균 월급은 2018년 200만 원대 초반에서 2024년 287만 원대(세전)까지 상승하며, 정부 지원 확대와 평균 임금 상승의 상관관계가 거론된다. 다만 유치원 교사, 특히 사립 유치원 교사의 근무조건과 보수는 아직 이 같은 상승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여러 연구와 실태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보육사업 안내에서 유아반 교사 인건비 지원을 평준화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반별 재원아 수 기준을 다소 완화해 소규모 유치원이나 반에서도 교사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도록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아이 수가 적으면 교사 보수를 줄여도 된다”는 논리를 넘어서, 교사의 노동가치를 더 구조적으로 보장하려는 정책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제도가 실제로 개별 시설을 통해 교사에게 얼마나 직접적인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사립 유치원 교사의 처우를 ‘국공립 수준의 일정 비율’로만 규정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근로시간과 업무 부담을 반영한 급여 구조와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일부 사립 기관에서 교사들이 방과후 보육, 학부모 상담, 행정업무 등을 별도 수당 없이 수행하는 구조는 노동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교육청과 시·도 단위의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위반 사례에 대한 제재 규정을 보다 뚜렷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유보통합 과정에서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처우 격차를 줄이면서, 자격과 양성과정의 통합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례로 국공립 교사와 유사한 호봉 구조를 사립 유치원 교사에게도 모범 사례로 제시하고, 교육청이 교원처우개선비의 지급을 교사와의 ‘합의 수준’이 아니라 ‘최소 기준’으로 바라보는 방향 전환을 주문한다. 

이미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평균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치원 교사의 처우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투명한 상승률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교사의 근무시간과 건강 관리도 정책적 숙제로 떠오른다. 보육교사 조사에서 하루 총 근무시간이 약 9시간 40분 수준으로 나타난 바 있는데, 이는 유치원이 아니라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지만,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립 유치원 교사에도 과부하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책적으로는 점심·휴게시간 보장을 비롯해 초과근로 감시와 사기적 업무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유치원 교사의 근무 여건과 처우는 한 직업군의 보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교사가 얼마나 존중받는 구조 속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교실 안에서 아이들이 받는 말의 톤과 환경의 안정성, 교육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책과 조사들이 보여주는 흐름은 ‘아이들의 만족도’와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미 어느 정도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이제 필요한 건 그 만족도의 뒤에 서 있는 교사들의 노동이 그만큼 명확히 보장되고, 공정하게 평가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