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보조금 확대만 외친 전기차 포럼

박홍준 2026. 4. 1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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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전기차 보급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제45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하지만 수입차를 배제하는 방식의 구매 보조금 설계는 단기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구조적으로는 오히려 주요 수출국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다른 나라 역시 동일한 논리로 현지에서 한국차의 구매 보조금을 막으면 대응 논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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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지원 외에 확대 방안 정말 없을까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전기차 보급목표 달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제45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더 달라는 목소리만 흘러 나왔다. 보조금이 부족하니 더 늘리고 지자체도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포럼의 핵심 내용이다. 전문가로 참석한 패널들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다. 이구동성으로 외친 말은 ‘보조금’ 뿐이다. 거창하게 ‘포럼’ 이름을 달았지만 보조금 외 다른 해법을 제시한 사람도 없다. 마치 서로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내용도 대동소이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보조금의 방향성도 제안됐다. 협회 측은 미국과 유럽, 일본 사례를 들며 전기차 보조금을 자국 생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생산 보조금’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차 보급’과 ‘국내 생산능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물론 생산 지원은 여러 나라들이 도입을 검토하는 만큼 일정 부분 설득적 논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산을 장려하는 것과 소비 단계에서 정성적 평가를 기반으로 수입차 차별이 예상되는 보조금 정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 현황이다. 한국은 연간 400만대 가량을 생산하고 이 가운데 260만대를 수출한다. 한 마디로 해외 수출이 내수보다 월등히 많다. 따라서 생산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전기차 생산 보조금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수입차를 배제하는 방식의 구매 보조금 설계는 단기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구조적으로는 오히려 주요 수출국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다른 나라 역시 동일한 논리로 현지에서 한국차의 구매 보조금을 막으면 대응 논리가 없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논점은 전기차 보조금의 본질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운행 단계에서 배출가스가 없다는 환경적 가치에서 출발했다. 애초에 보조금은 ‘어디서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환경적인가’를 기준으로 설계된 제도다. 그런데 최근 정책 명분은 환경에서 산업 보호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 경우 보조금은 시장은 효율이 아닌 국적에 따라 나뉘게 된다. 이 경우 산업 보호, 점유율, 국산차 비중 같은 단어만 반복되는 이해 관계만 남을 뿐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조금을 줄였음에도 판매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지보수 비용과 신뢰성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는 보조금이 아니라 ‘총소유비용’을 보고 선택한다. 보조금이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이쯤 되면 질문은 하나로 압축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말 보조금 확대인가 아니면 산업 구조에 대한 냉정한 재설계인가. 포럼에서 나왔어야 할 이야기는 후자에 가깝다. 생산, 수출, 글로벌 규제, 공급망, 비용 구조 등 복잡한 변수들을 풀어내는 논의가 있어야 했다. ‘예산을 더 확보하라’는 목소리는 누구나 언급 가능한 매우 쉬운 이야기다. 

 물론 KAMA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라는건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포럼은 전기차 시장 활성화 과정에서 자꾸 점유율을 내주는 국내 기업들의 푸념 정도로 들려왔다. 그렇다면 굳이 포럼의 형태가 아니라 입장문을 내는 게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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