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 최우선"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에 총력

| 서울=한스경제 이성노 기자 | 은행권은 매년 역대급 실적에도 각종 금융사고가 이어져 금융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신뢰' 확보에 물음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물론 주요 은행권이 경영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내부통제 강화를 천명하고 있으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올해 1분기를 채 마감하기도 전에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달 나란히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시작은 신한은행이 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 올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융사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사고 유형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이며, 사고 금액은 21억2446만원이다.
신한은행은 "민사재판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고를 발견했으며, 대출을 받은 차주가 보유한 소유권 등기와 관련한 법적 분쟁 과정에서 소유권 이전이 무효가 됐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달 27일에는 하나은행이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39억9994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대출 차주가 담보물의 소유권과 관련한 분쟁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하나은행에 알리지 않고 대출을 실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담보물 사후관리 과정에서 해당 사고를 발견했고, 이를 기망행위로 인해 발생한 금융 사기로 판단해 자체 감사 후 외부인 형사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담보 확인 절차 및 매출 증빙 서류에 대한 교차 검증 프로세스를 대폭 강화했으며,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책무구조도 도입…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 '총력'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빠르게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지난 2023년 초 책무구조도 기반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또한 2024년 초에 공포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하위 규정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는 등 정교화 과정을 거쳐 책무구조도를 완성했다.
각 임원의 책무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외에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활동과 개선 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공시한 금융사고 5건(사고금액:122억5840억원) 가운데 4건은 책임구조도가 도입된 이후에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공시한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 사고(사고액 29억6440만원)는 2024년 8월부터 10월까지 발생했으며,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 법인(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채용 직원의 횡령(혐의) 금융사고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계속됐다.
이에 신한금융은 주요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을 정하고 △지주 및 자회사 책무구조도 선제 도입 및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 △자회사 내부통제 평가제도 개선 △AI 등 신기술 활용 내부통제 모니터링 강화 △임직원 윤리의식 교육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 내부통제 기본방침 및 전략, 윤리준법 조직문화 정착 방안 등에 대해 결의하고 모든 그룹사는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내부통제운영위원회를 통해 각 회사의 내부통제 정책을 심의하고 있다.
또한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체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위험 업무영역은 사전 선별 후 내부통제 전담부서의 맞춤형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부통제 자체점검 프로세스'도 신설했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범위 확대를 통해 선제적 내부통제 점검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내부 고발 제도도 활성화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금융권에서는 최근까지도 각종 금융 사고들이 발생해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내부통제가 일상적인 영업문화로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와 책무구조도의 실효성 있는 구동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 지난해 6건·536억원 금융사고 공시…임직원 책임의식 고취
하나은행이 지난해 1년 동안 공시한 금융사고 규모는 총 6건에 536억3599억원에 달한다. 금융사고 공시 건수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 KB국민은행(1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사고 금액은 우리은행(약 1119억2945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POWER on Integrity(정직·열정·열린 마음·고객우선·전문성·존중과 배려)'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임직원의 Integrity(정직·성실·투명)를 임직원 가치판단 및 행동의 기준으로 표명하고, 내부통제 문화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내부통제 고도화와 임직원의 책임의식 고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패방지 및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해 내부통제와 윤리경영 활동의 성실성을 평가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내부통제기준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필요에 따라 감사부서를 통해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하며, 위반 정도에 따라 해임·정직·감봉 등의 엄정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내부통제 활동 수준·금융사고 발생·법규 위반 여부 등을 기준으로 '내부통제 가감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평가 결과를 인사 징계 판단 및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시 내부통제 점수 감점이나 포상 제외 대상 선정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검사시스템 인공지능(AI) 모형 고도화를 통한 위험 징후 사전 탐지 △테마검사 실시 대상 확대 △사고 사례에 대한 업무프로세스 개선 △주요 사고 사례 및 금융사고 예방 교육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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