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가스공사] 낯선 지역에서 시작된 ‘루키의 시간’…양우혁은 어떻게 하루를 쌓고 있나①


그렇게 생활의 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가운데, 양우혁은 코트 안팎에서 자신만의 하루를 채워가고 있었다. 다음은 알찬 시즌을 보내기 위한 양우혁의 일과표다.
깔끔하게 완성했다. 다만 그 ‘깔끔하게’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취침 시간 칸에는 침대를 그렸다가 지웠고, 다시 손을 댔다가 결국 말끔하게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도저도 아닌 그림은 싫다는 확고한 취향이었다.

그래도 결과물에는 양우혁다운 결이 남았다. 사진 칸에는 김민규와 나란히 앉은 사진을 보내줬고, 반려견 ‘양별’이도 그려 넣었다. 참고로 그림 속 양별도 양별이고 실제 양별도 양별이다. 닮았는지는, 양별이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양우혁이 김민규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고른 이유를 묻자 “저랑 둘이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같이 있는 시간도 많기에 선정했어요. 그래서 같이 있는 사진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또 동기끼리 같이 나오면 예쁘니까요 (우)상현이 형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사진이 없어서 아쉬워요”라고 말했다.
양우혁은 꿈이 많은 선수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다는 뜻도 맞지만, 정말로 잠을 자면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고 했다. 최근 힙합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 래퍼들이 꿈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주영이 튀어나온 건 본인에게도 꽤 뜻밖이었던 모양이다.
“꿈을 자주 꿔요. 최근에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같은 팀 최주영 형님이랑 싸운 것 같아요(웃음).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말다툼을 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리고 래퍼 식케이님, 양홍원님이 나오셨어요. 원래 꿈이 그렇잖아요. 뜬금없이 나오고….”
정작 문제는 잠드는 과정이다. 양우혁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고 했다. 일찍 눕는다고 곧장 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컨디션에 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면 꽤 성가신 숙제다.
“제가 일찍 자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제가 잠을 정말 못 자요. 일찍 누우면 3시간 동안 눈만 감고 있어요. 정말 스트레스예요. 그래도 잠들기 시작하면 8시간은 자는 것 같아요.”
그렇게 겨우 잠들고, 또 여러 꿈을 지나 아침이 오면 오전 운동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 시간의 핵심은 수비다. 프로의 수비는 단순히 열심히 뛴다고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약속도 많고 옵션도 많고 머릿속에 넣어야 할 정보도 한가득이다. 운동 선수도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다.

익숙해진다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일이 아니다. 하나씩 부딪히고 틀리고 다시 반복한 끝에 몸에 밴다. 양우혁도 스스로 느낄 만큼 수비에서 성장했다고 했다.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하루를 쌓아가는 중이다.
오전 운동이 끝나면 점심시간이 찾아온다. 양우혁의 일과표에 적힌 ‘루키즈’는 양우혁, 김민규, 우상현을 뜻했다. 셋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꽤 자연스러운 루틴이 된 듯했다. 차가 없으면 근처에서 해결하고, 형들과 함께 움직이면 조금 더 멀리 나가기도 한다. 동선에도 나름의 현실이 있었다.
“저희 루키들끼리 가면 차가 없으니까 근처에서 먹고 그래요. 형들이랑 가면 경북대 근처에서 먹어요. 자주 가는 맛집이 있는데 거기 가면 구단에서 내줍니다(웃음).”
오후 훈련 전까지는 잠깐이라도 눈을 붙인다. 길게는 아니어도 잠시 몸을 눕혀두는 시간이 피로를 덜어준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잔다고 했다. 그렇게 짧은 충전을 마치고 나면 다시 팀 훈련이다. 오후에는 다음 경기를 대비한 플랜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상대에 따라 준비하는 내용은 달라지지만, 팀의 하루가 가장 또렷해지는 시간도 이때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양우혁의 하루는 아직 남아 있다. 야간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형들과 밥을 먹고 다시 체육관으로 향하는 흐름이다. 하루가 끝날 듯하다가 다시 한 번 이어지는 셈이다.
“텀이 짧아서 형들이랑 근처에서 먹고 야간 운동해요. 이때도 수비 위주로 해요. 매번 다르고, 슈팅이나 수비하면서 안 됐던 거 하는 것 같아요. 다음 날에 경기가 있으면 강도는 조금 낮추더라도 꼭 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픽앤롤이랑 수비가 처음보다는 나아진 것 같아요. 감독님이 많이 알려주시고 코치님도 몸에 계속 익히도록 도와주시거든요.”
바쁜 하루. 이쯤 되면 개인 시간은 사실 귀한 편이지만 그래도 없는 건 아니다. 농구 일지를 쓰기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도 있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정리할 때도 있다. 게임을 하거나 OTT를 보는 날도 있다. 하루가 짧아서 다 하지 못할 뿐, 선택지는 제법 많다.
영어 공부를 이어가는 배경도 인상적이었다. 답답했던 기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IMG 아카데미에 갔을 때였어요. 영어를 알아듣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답답함이 있었거든요. 더 배우고 싶었는데 그렇게 끝난 거예요. 그러다가 3학년 때 영어 공부가 더 늦어지면 힘들 것 같았어요. 엄청 많이는 아니지만 틈틈이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영어도 못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정상 수준으로 올라왔거든요(웃음). 어플이나 전화 같은 걸로 공부해요. 영어 공부는 매일 10분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취미는 끌리는 거 합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닌텐도는 전날(인터뷰 기준) 팬한테 받았어요. 어렸을 때 마리오 게임 했었는데, 저는 너무 어려서 못했고 아빠가 잘했었어요. 이번에 포켓몬스터도 재밌다던데 시간날 때 해보려고 합니다. 끝나고 집에서 개봉해 보려고요.”
“넷플릭스로 요즘은 브레이킹 배드 보고 있어요. 저도 본 지 얼마 안 됐어요. 내용이 좀 세요. 평범한 선생님이 뭔가… 발달 중이어서 타락하고 그런 내용인데, 다 안 봐서 모르겠어요(?). 애니메이션도 많이 봐요.”
양우혁의 하루는 바쁘다. 오전과 오후, 그리고 야간 운동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그 사이 짧게 눈을 붙이고, 영어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게임과 OTT로 마음을 환기한다. 촘촘하게 채워진 하루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방향이 있었다.

#사진_정다윤, 이상준 기자, 양우혁 제공, 점프볼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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