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딥테크 무장한 스타트업 14곳 …투자자 앞 10분 승부 [르포]

변인호 기자 2026. 4. 1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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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포트폴리오사도 여기 와서 인사 좀 하라고 해야겠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투자사 관계자들을 비롯해 산업계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KSVF IR데이 현장의 모습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스타트업 14곳이 6개 세션에 걸쳐 10분씩 자사 기술과 사업을 소개했다.

방산 스타트업 네오와이즈는 로봇과 드론에 사용할 국산 AI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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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VF,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IR데이 개최

"우리 포트폴리오사도 여기 와서 인사 좀 하라고 해야겠다."

투자사 관계자가 명함을 챙기며 자리를 옮겼다. 9일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KSVF IR데이 현장은 3시간 내내 이런 장면이 반복됐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투자사 관계자들을 비롯해 산업계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KSVF IR데이 현장의 모습이다.
9일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KSVF IR데이에서 스타트업 관계자가 발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4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자사 기술과 사업 모델을 소개했다. / 변인호 기자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KSVF IR데이 현장에는 투자사 관계자 25명을 비롯해 산업계 관계자 100명쯤이 모였다. 1999년 출범한 코리아 스탠퍼드 벤처포럼(KSVF)은 한국 스타트업·벤처기업과 스탠퍼드대의 교류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온 네트워크다.

이날 현장에서는 스타트업 14곳이 6개 세션에 걸쳐 10분씩 자사 기술과 사업을 소개했다. 발표는 10분 동안 각 스타트업이 보유한 역량을 소개하고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분이 지나면 경고음이 울리기도 하면서 거의 쉬는 시간 없이 3시간가량 발표가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스타트업들의 문제의식은 또렷했다. 드론, 로봇, 금융, 물류, 교육, 헬스케어, 기후, 공간정보 등 세부 분야는 달랐지만 모두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산업의 불편과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KSVF

네오와이즈, 이네이블러, 사각, GTL코리아, 네오스펙트라 등은 딥테크 성격의 기술을 소개했다.

방산 스타트업 네오와이즈는 로봇과 드론에 사용할 국산 AI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곳이다. 이네이블러는 AI 비전 검사부터 피지컬 AI까지 제조 현장의 AI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설명했다. 사각은 초개인화 AI 멀티 에이전트 기반 솔루션을 발표했다. GTL코리아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플랫폼을, 네오스펙트라는 위성·항공·드론 영상 기반 3D 디지털 트윈 구축 기술을 각각 내놨다.

신동혁 네오와이즈 대표는 "드론과 로봇의 OS가 아직 없는데 그 OS를 만들려고 한다"며 "드론계와 로봇계에 안드로이드가 들어올 자리가 없도록, 팔란티어가 이름을 남기지 못하게 해보겠다"고 소개했다.

핀케치, 플립비, 이지태스크, 세이로빈, 라함은 금융과 브랜드, 협업, 생활 서비스에 걸친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핀케치는 기관투자자용 트레이딩 시스템 현대화를, 플립비는 AI 플랫폼 안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노출되고 선택되는지를 다루는 솔루션을, 이지태스크는 사람 매칭과 협업 관리 플랫폼을, 세이로빈은 대단지 아파트 통합 배송과 생활 서비스 플랫폼을 각각 소개했다. 24시간 무인 반려동물 편의점 프랜차이즈 '아무도없개' 운영사 라함은 자체 펫 용품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설명했다.

에듀테크와 헬스케어, 기후테크 분야에서도 비슷한 방향이 이어졌다. 트루밸류는 개인의 성장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활용해 AI가 성장 패턴을 이해하고 맞춤 제안과 기회 연결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티처라인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과 활동 데이터 관리에 초점을 맞춰 학생 활동 데이터 기반 e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AI커넥트는 AI 기반 맞춤형 건강·다이어트 관리 앱 '하비트(Havit)'를 소개했다. 오후두시랩은 기업의 탄소회계부터 소상공인 탄소배출량 산정까지 지원하는 탄소데이터 플랫폼을 내놨다.

10분 발표는 짧아 보였지만 무대에 서는 각 사 대표들의 긴장감은 작지 않았다. 정주영 트루밸류 대표는 "원래 10분 발표에 맞춰서 준비했다가 질문 시간이 있어야 된다고 해서 발표 시간을 밤새 열심히 줄였다"고 말했다.

김경룡 티처라인 대표도 "발표자료를 제출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검토해보니 오타가 2개 있었다"고 말했다. 박세규 네오스펙트라 대표는 "이렇게 많은 분이 오실 줄 모르고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KSVF

행사장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LB인베스트먼트, 인포뱅크 등 투자기관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쉬는 시간과 네트워킹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십명이 명함을 들고 서로 인사를 나눴다. 발표 사이사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이 뜸해지자 투자사가 직접 피투자사(포트폴리오사)를 챙기는 모습도 나왔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질문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저라도 응원을 드리고자 마이크를 잡았다"고 말했다. 곧이어 다른 참석자가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질문했다.

한편 이날 행사 이후 이어진 저녁 자리에서도 명함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로 북적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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