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릴레이 가격 인상 …"조선업 '부담' 협상 예의주시할 것"

김주영 기자 2026. 4. 1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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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 제품 가격 인상, 다른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 검토
조선업 비롯 제조업 영향 불가피 …업계 '예의주시'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2분기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철강업계 전반에 가격 조정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등 일반 탄소강 제품의 2분기 유통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최근 국내 유통 가격 기준 약 5% 수준의 인상 폭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한 원가 반영을 넘어 시장 구조 변화가 반영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역 긴장 고조로 해상 운임과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며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철광석과 원료탄 수입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철강 생산 비용 전반이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감소한 점도 가격 인상 여건을 만든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산 저가 물량 때문에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반덤핑 관세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장 가격 정상화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스코의 결정이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유사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강업계 전반의 연쇄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 특성상 선도 업체가 가격을 조정하면 후발 업체들도 이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2분기에는 전반적인 가격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중동 정세 변화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 시각) 2주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철강업계에서는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해상 운임과 유가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며 "철강 생산 원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단기 휴전에 불과한 데다, 실제 원유 수출과 물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고, 당분간은 높은 원가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철강 가격은 당분간 '상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반영되지 못했던 원가 부담이 누적된 상태라 단기적인 유가 안정만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꺾이기는 어렵다"며 "2분기 이후에도 가격 방어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철강 가격 인상은 조선 등 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후판은 조선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원자재다.

조선업계에서는 가격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HD현대의 국내 철강 사용 비중이 50% 이상으로 가장 높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뒤를 잇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통 가격이 인상됐더라도 조선용 후판은 별도 협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며 "특히 HD현대와 철강사 간 협상 결과가 업계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 전체 조선업 수익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조선업은 수주 호황으로 일정 부분 원가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후판 가격이 급격히 오를 경우 수익성 개선 속도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사 부담을 고려해 가격 조정을 유보해 왔지만 현재는 원가 부담이 임계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번 인상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철강 제품 사진=머니투데이미디어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