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남극’서 물을 찾아라…아르테미스 2호에 미·중 ‘달 착륙 경쟁’ 가속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유인 달 왕복 비행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를 쏘아 올리면서 달 착륙을 둘러싼 미-중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딴 미국과 중국 고대 신화 속 달의 여신 창어(嫦娥)를 프로젝트명으로 삼은 중국의 치열한 이번 경쟁 목표는 달 착륙에 그치지 않는다. 양국의 패권 경쟁은 우주 공간에서 전략 거점이 될 달에 누가 먼저 주둔 가능한 기지를 건설하느냐로 향하고 있다.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는 지난 1일(현지시각) 발사돼, 10일간 달 근접 비행과 지구 귀환 임무를 수행 중이다. 미국은 54년 만에 다시 유인 달 왕복 비행을 시작하면서 미-중 달 착륙 경쟁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2028년 유인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2030년 이전 달 착륙을 공식 목표로 제시했다. 달은 우주에서의 지정학적 경쟁에 있어 핵심적이다. 향후 심우주 탐사의 거점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핵융합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헬륨-3가 다량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우주 우위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2030년을 목표로 삼은 중국에 앞서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8년까지 미국인을 달에 보내라고 지시했다. 바빠진 미국은 프로그램을 대폭 수정해 달 착륙 시간표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3월 재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은 이런 계획이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한 것임을 드러내며 “나사는 가장 강력한 지정학적 적대국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달 탐사와 기지 건설을 장기적인 전략·기술 경쟁 의제로 끌어올리고 본격적으로 달 착륙을 준비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공개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 우주 분야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고 “중국은 국제 협력하에 국제달과학연구기지(ILRS) 구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달 과학 연구와 잠재적 자원 활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2030년까지 최초의 중국인을 달에 착륙시키기 위해 사용할 달 착륙선 란웨(月抱)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지난 2월27일 “현재까지 초대형 발사체인 창정(长征) 10호, 유인 우주선 멍저우(梦舟)와 달 착륙선 등 주요 비행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며 “올해는 달 착륙 임무를 위한 지상 지원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달 착륙 목표로 삼은 곳은 모두 달의 남극이다.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을 얻을 수 있는 얼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 확보에 매달리는 것은 달 기지 건설과 장기 주둔을 염두에 둔 것이다. 쑨쩌저우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 제5연구원 연구원은 지난달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창어 7호는 최초로 달 남극으로 향하며 물 얼음 존재의 증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발사될 창어 8호는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물과 더불어 미-중은 달에서의 전력 확보 경쟁에도 치열하다. 양국은 모두 원자력 기반 전력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국제달과학연구기지에 달에서의 원자로 건설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달 궤도 정거장까지 확장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단순 탐사를 넘어 자원 채굴과 장기 거주, 나아가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2030년대 달 원자로 배치를 추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달 및 궤도 원자로 배치를 정책 목표로 삼고 대응에 나섰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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