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휴전에 숨 고른 회사채 시장…경색 해소는 '아직'
김혜수 기자 2026. 4. 10. 06:03
회사채 3년물 금리 하루만에 다시 상승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 시장은 휴전합의로 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으로 약보합 흐름을 예상한다"면서 "협상을 통해 전쟁 종료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기대감이 있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채권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조원이 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한 데다, 미국과 이란 간 2주간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해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 무보증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3.33%로 전날 대비 0.023%포인트 상승했다. 전날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0.136%포인트 하락했던 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27일 3.63% 수준이었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23일에는 4.19%까지 치솟았다.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 전반에 반영된 결과다.
회사채 금리 급등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달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정부가 매입한 회사채와 CP 규모는 2조4200억원으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이는 2023~2025년 일평균 집행 규모(약 8900억원)의 2.7배 수준이다.
특히 정부는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여전채 매입을 재개하고, BBB 이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P-CBO 발행에도 착수하는 등 지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신용스프레드는 과거 위기 국면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A- 기준 회사채 스프레드는 2월 말 59.6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7일 65.6bp로 상승폭이 6bp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정부 개입 효과로 금리 상승세가 일부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채권운용사 대표는 “대규모 매입 영향으로 금리가 하락하며 경색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지난 8일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 3.315%로 전날 대비 0.136%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 시장은 휴전합의로 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으로 약보합 흐름을 예상한다"면서 "협상을 통해 전쟁 종료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기대감이 있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변수는 결국 에너지 가격 상승의 장기화"라면서 "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경제와 산업에의 여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진단과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주요 산업이 어떤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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