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이순신 동상도 없던 60년대 서울 세종로
가볍게 한 장 33. 사진가 김한용이 본 1960년대 서울

오래된 사진을 본다고 옛날로 돌아갈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도시의 옛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면 오히려 새롭다. 그 시대를 살았던 세대는 추억의 흔적을 찾을 것이다. 오래될수록 가치가 빛나는 것도 사진의 매력이다. 가끔은 이런 역사도 있었나 싶은 모습도 보여준다. 서울 동대문 옆에 버스터미널이 있던 1970년대처럼.

작고한 사진가 김한용의 ‘서울 메시지: 김한용의 사진’ 전시가 요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 있는 갤러리 더스페이스중학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사진계에서 그의 이름은 영화 스틸, 인물, 광고 사진 등 여러 상업 사진 분야에서 개척자로 알려졌지만, 여러 산악인, 언론인과 최초로 독도를 가고 6·25전쟁 때는 종군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엔 김한용이 1950년대부터 촬영한 서울의 풍경 중 총 5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장 1층 입구를 들어서면 벽을 한 장으로 채운 컬러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남대문을 중심으로 오거리가 방사형으로 뻗은 모습을 하늘에서 촬영했다. 1960년대 당시 남대문 주변은 지금처럼 고층 빌딩이나 달리는 차도 많지 않았지만 한강의 기적을 시작하는 역사의 중심이라는 시대적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서울 동대문 옆에 버스터미널이 있거나. 창경원(창경궁) 봄 벚꽃놀이 인파와 광화문 앞 세종로에는 아직 이순신 장군 동상도 없이 차도에 차가 많지 않던 모습도 있다. 중앙청과 세종로, 덕수궁 앞도 많은 변화를 실감하지만 사진을 본 관람객들은 사진에서 과거 자신이 살던 집을 찾기도 했다.


충무로에서 50년 넘게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사진가는 당시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항공 촬영을 했다. 드론도 없던 시절 사진가는 헬기를 타고 창밖에 몸을 내밀어야 했는데, 각도를 맞추려고 기울일 때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에 끈을 묶어가며 촬영했다고 한다. 지금의 드론처럼 땅에서 모니터를 보며 각도를 조정해가며 찍는 게 아니었다. 사진가는 수평을 맞추고 여러 각도로 찍으려고 수차례 앵글을 바꿔가며 촬영했을 것이다.


김한용은 생전에 50년 넘게 찍은 사진들 중 1만 점이 넘는 필름과 사진들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사용권을 기증,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관되었다. 당시 3년 간 사진가의 사진들을 정리하고 디지털 작업에 참여한 한금현 씨가 이번 전시에 기획을 맡았는데, 한씨는 “한 사진가가 90 평생 한 우물을 파며 이루어낸 사진 작업은 개인을 넘어 사회와 국가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자료이고 작품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충무로를 찾아가 기자가 만난 김한용 선생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았다.
“나도 하루 4시간씩 자면서 남들보다 3배는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프랑스 사진가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골목 사진을 찍은 김기찬 같은 이들은 나보다 훨씬 많은 시도를 했을 것이다. 그 사람들 사진을 보면 그런 게 보인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사진/ 갤러리 더스페이스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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