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퇴직연금 2%대 쥐꼬리 수익률…기금형 대전환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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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퇴직연금 시장이 20년 만에 큰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500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이 2%대 수익률에 머무는 상황에서 정부는 개별 가입자가 운용하는 '계약형' 대신 전문가 집단이 굴리는 '기금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운용을 해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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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대한민국 퇴직연금 시장이 20년 만에 큰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500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이 2%대 수익률에 머무는 상황에서 정부는 개별 가입자가 운용하는 '계약형' 대신 전문가 집단이 굴리는 '기금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새로운 수익사업의 기회로 반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적 재산권 침해라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합산으로 496조 8021억 원이다.
그리고 최근 5년을 기준으로 DB 원리금보장형의 평균 수익률은 2~3%, DC 원리금비보장형은 3~7% 수준이다. 적극적으로 운용을 해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힘이 실린다.
영주 닐슨 성균관대 SKK GSB 교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적립금 53조 3000억 원의 85.4%가 원리금보장형에 쏠려있는데 원리금보장형의 평균 수익률은 2.63%"라며 "현재의 낮은 장기 수익률은 단순한 투자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여러 사업장의 자산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전문적·집합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장기 운용을 전제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수탁을 맡아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러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안착해 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8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를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3000조 원(국민·퇴직·개인연금 합계)에 달하는 연금 자산의 수익률을 1% 올리는 것은 훨씬 쉽고 중요하다"며 기금형 퇴직연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논란도 계속된다. 개인의 퇴직금을 특정 기구가 통제하는 구조가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금융위기와 같은 큰 경제적 충격이 오면 퇴직금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퇴직연금 기금화'에 반대하는 국회 청원에서 청원인은 "퇴직연금 운용을 하나의 기금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정치적·정책적 개입 위험을 높이고, 한 번의 판단 오류가 수많은 국민의 노후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도 못 받을 수 있어서 걱정하는 2030(세대)에게 퇴직연금까지 국가에서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위해 오는 7월까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연내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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