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 만큼 팔아 이제 ‘사자’세 진입”⋯삼전ㆍSK하닉 다시 사들인다

올 초 국내 증시를 압박하던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4월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국인의 장바구니에는 그간 비워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담기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초 내내 이어진 외국인의 공격적인 '팔자'세가 4월 들어 한풀 꺾였다. 4월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액 규모가 점차 줄기 시작하더니 3일에는 12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8일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2조1485억원 사들이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올해 들어 2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1조25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누적 기준 순매수 추세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외국인은 4월 들어 이날까지 1조489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주간 단위에서 순매수세를 보인 건 2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의 기록적 폭등세에 불구하고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몰두해왔다. 외국인은 올 초부터 3월 말까지 54조9318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3월 한 달로 시야를 좁혀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누적 35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3월 마지막 2주(3월 18일~31일) 동안 외국인의 순매도 누적 금액은 21조4855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하루 평균 2조1485억원을 팔아치웠다는 의미다
이에 3월의 마지막 날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량은 33.14%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 수 기준으로는 그 다음 날인 1일 12.4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세의 정점이 지났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했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돌아온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 최근 5거래일(3일~9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1조4685억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다. 2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주식 20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러한 흐름은 반도체 대형주를 쉬지 않고 팔아치웠던 3월의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3월 한달 기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와 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8조2437억원어치와 SK하이닉스 주식 8조14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반도체 지분율이 역사적 하단에 도달하면서 재매입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월 말인데,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11월 고점인 52%에서 현재 역사적 하단 수준인 49%까지 떨어졌다"며 "추가로 팔 수 있는 주체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반도체와 대형주에 집중되며 지수를 압박하고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왔기에 이번 자금 유입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