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인재·규제·시장구조 엇박자 [AI 성장의 벽]
상용화 단계서 성장 정체 반복
인력 많아도 창업·산업 연계 미흡
재도전 가능한 생태계 전환 요구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다중 병목 상태'로 진단한다.
기술과 창업 의지가 있어도 투자, 인재, 규제, 시장 구조가 동시에 작동하지 못하면서 성장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창업은 늘고 있지만 PoC(개념검증) 이후 상용화 단계에서 정체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지금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기술은 앞서 있지만 투자·인재·규제·시장 구조가 함께 작동하지 못하는 다중 병목 상태"라며 "특히 PoC 이후 상용화로 이어지는 구간을 정책적으로 보완하지 않으면 산업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병목은 인재 활용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대학과 연구기관에 우수 인력이 집중돼 있음에도 이들이 창업과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창업 이후 실패나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면서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배현민 KAIST 창업원장은 "국내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인력이 충분히 축적돼 있다"며 "이들이 일정 기간 창업에 참여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보다 많은 시도가 가능해지고 산업 성장 속도도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프라 정책 역시 접근 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GPU 등 핵심 자원의 단순 확대를 넘어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용 기간과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데이터·클라우드까지 연계된 통합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AI 산업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범용 AI 기술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제조, 의료, 모빌리티 등 기존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배 원장은 "AI 경쟁은 특정 기술 하나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국내 산업과 결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강점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단순한 예산 확대만으로는 생태계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재설계하고 실패를 재도전으로 이어지게 하는 안전망까지 포함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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