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중학교 배정, 불완전한 제도 속에서 길 찾아야

경상일보 2026. 4. 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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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이 10년 넘는 진통 끝에 마련한 중학교 배정 개선안이 시행도 전에 거센 반발에 직면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개선안은 '근거리+추첨 혼합형' 방식으로, 기존 '4지망 선택 후 전원 무작위 추첨'보다 통학 여건과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함께 반영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특정 지역 학교 쏠림과 통학 거리 문제로 갈등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의 중학교 배정은 2012년 도입된 추첨 중심 학군 체계를 10년 이상 유지하며 문제가 누적된 대표적 사례다. 근거리에 학교가 있음에도 원거리로 배정되는 일이 반복되며 학부모 불만이 커졌다. 특히 남구 옥동·야음 학군은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수가 부족해 원거리 통학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 학생들은 집 앞 학교를 두고도 추첨에서 밀려 대중교통으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로 생활권과 학군이 어긋나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은 2027학년도부터 적용할 새로운 배정 방안을 마련하고 공청회까지 개최했다. 정원의 60%는 학생 희망을 반영해 추첨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40%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거주지와 학교 간 거리 등 통학 여건을 고려해 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개선안도 '근거리 통학'과 '학교 선택권' 간 충돌 문제는 여전하다. 남구 옥동·신정동·야음동은 동일 학군에 속하지만 입장 차이는 뚜렷하다. 옥동 지역은 통학 안전과 학습권을 이유로 근거리 배정을 지지하는 반면, 야음·신정 학부모들은 거주지 우선 배정이 공정성을 해치고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반대한다. 이날 야음·신정동 학부모 300여 명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며 개선안 재검토를 요구했다.

중학교 학군 배정 문제는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시도 곳곳에서 유사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서 '근거리+추첨 혼합형'을 통해 거리와 선택권 사이의 균형을 찾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단순한 통학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형평성과 선택권,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 사안이다. 그러나 10년 넘게 이어진 기존 구조를 그대로 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불공정을 낳을 수 있다. 모든 주민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지역 교육 현실을 반영한 학군 재편과 배정 기준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