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이슬람 율법 퇴출” 법제화… ‘기독교 국가’ 짙게 칠하는 트럼프 2기

정지섭 기자 2026. 4. 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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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샤리아 금지법에 서명
미국내 무슬림 생활 위축될 우려

이슬람 율법과 이슬람식 생활 체계를 뜻하는 ‘샤리아’의 전면 금지를 내세운 법안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행에 들어갔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6일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활동을 분쇄하고 현행 법·교육 체계가 이슬람 사상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체계와 테러 조직법(Systems of Law and Terrorist Organizations)’에 서명했다. 법안 서명과 함께 미국 내 대표적인 무슬림 권익 단체인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와 초국가적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6일 샤리아법 금지를 골자로 내건 법안에 서명한 뒤 연설하고 있다./론 디샌티스 페이스북

디샌티스는 이 법의 핵심 목표로 ‘샤리아법 금지(Banning Sharia Law)’를 내세우면서 “이 법을 통해 샤리아를 포함한 외국 종교법이 사법 체계에 적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테러 조직에 대한 새로운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공의 안전과 교육을 위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아낌없이 쓰겠지만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를 위해서는 단 1센트도 쓸 수 없다”고 했다.

21세기 들어 미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자생적 테러가 근절되지 않으면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보수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의 활동을 차단하려는 법제화가 이뤄졌고, 연방 의회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한 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종교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리다주가 선제적으로 ‘샤리아 금지’를 언급하며 법제화에 나선 것이다.

이 법에 따라 플로리다 사법 당국은 연방정부처럼 테러 조직을 지정하고 자금 지원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테러 조직 또는 조직원이라고 판단할 경우 이들이 교육·홍보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지원을 끊고, 일선 학교에서 테러나 폭력을 조장하는 학생에 대해 퇴학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게 됐다.

이 법은 극단주의 사상으로부터 주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샤리아 금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히잡 등 이슬람식 여성 복장 착용이나 이슬람 경전 꾸란의 낭송, 라마단 단식 같은 미국 무슬림들의 전반적인 생활 양식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 무슬림들의 대표적인 권익 단체인 CAIR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은 후폭풍을 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94년에 설립된 CAIR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미국 내 유대교 우월주의자들의 활동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단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기독교 국가 색채가 짙어지고 있는 미국의 상황이 플로리다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재집권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미국 사회의 반기독교 편향 행위를 근절시키겠다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정도로 기독교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는 취임 후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 못지않게 개인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내면서 플로리다는 휴양지에서 정치 중심지로 위상이 올라갔다. 디샌티스는 2024년 대통령 선거전 초반 공화당의 샛별로 주목받으며 트럼프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인물이다.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군으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플로리다가 정치적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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