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사단, 이집트 람세스 2세 표식 발굴
미얀마·페루서도 한국발굴단 활약

고대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라오로 꼽히는 람세스 2세의 이름이 새겨진 상형문자 표식이 한국 조사단의 발굴로 330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코끼리 테라스 복원 등에 이은 ‘해외 발굴’ 성과. 한국 문화유산 발굴 인력의 노하우와 기술이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가유산청은 소속 기관인 한국전통문화대 발굴조사팀이 지난해 11월 이집트 룩소르 유적의 라메세움 신전 탑문 일대를 조사한 결과, 람세스 2세의 이름이 새겨진 타원형 윤곽 표식인 ‘카르투슈(Cartouche)’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나일강 서쪽에 있는 라메세움 신전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 19왕조의 파라오 람세스 2세(재위 기원전 1279∼1213)가 건립한 장제전(제사를 지내는 신전)으로, 오래전 탑문이 붕괴해 현재는 일부 유적만 남아있다.

이집트는 세계 30국이 유적 보수·복원에 참여하는 경연장이다. 한국은 2013년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미얀마 바간, 페루 마추픽추 등에서 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집트에는 2023년 진출해 국가유산청과 전통문화대가 룩소르 유적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활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부터 라메세움 신전 탑문 북측 일대를 발굴했고, 탑문 북측 기초석에서 카르투슈가 발견됐다. 앞서 프랑스 조사단이 라메세움 신전 가장 안쪽의 성스러운 공간에서 람세스 2세의 카르투슈를 발견한 선례가 있으나, 탑문에서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조사팀은 덧붙였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카르투슈의 형태와 파라오 이름이 유적의 정확한 시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했다.
국가유산청과 전통문화대는 붕괴한 탑문을 원형 복원하기 위해 가설 덧집을 설치하고 있다. 한욱 한국전통문화대 이집트ODA사업단 룩소르팀 책임연구원은 “가설덧집을 세우는 건 이집트 문화유산 복원 현장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사례”라며 “한국식 체계적인 발굴 노하우로 탑문 해체와 원형 복원 공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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