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에 아틀라스 투입… 기아도 로봇 기업 변신 채비

기아가 2029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겠다고 9일 밝혔다. 지난 1월 현대차가 2028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고 밝힌 데 이어, 기아도 아틀라스 활용 방안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기아는 또 다목적 차량 ‘PBV(목적 기반 차량)’와 로봇을 연계한 배달 서비스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최종 소비자에게 물품을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달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생산·물류·서비스 전반으로 로봇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도 ‘로봇 기업’으로
기아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6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의 중장기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로봇 활용을 늘리고 자율 주행 기술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보급을 확대하는 미래 전략이 전면에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2029년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에도 아틀라스를 투입하기로 한 것을 처음 발표하면서, 글로벌 생산 현장에 로봇 투입을 늘려가기로 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잭 재코우스키(Jackowski) 아틀라스 개발 총괄도 방한했다. 그는 “해외를 중심으로 자동차 제조 현장의 16개 핵심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그룹 내 수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성장의 핵심 기반”이라고 했다.
기아의 주력 제품인 PBV와 로봇을 결합한 새 서비스도 선보인다. 전기차인 PBV는 사용자 입맛에 맞게 내부 구조 등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최대화한 차량이다. 기아는 2027년, 2029년 각각 출시할 PV7, PV9에 물류 로봇 ‘스트레치’와 로봇 개 ‘스팟’ 등을 조합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예컨대 PV7이나 PV9이 택배 차량 역할을 하고, 스트레치와 스팟이 배송을 맡는 구조다. 스트레치가 차량에서 무거운 물건을 싣고 내리면, 로봇 개가 고객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올해 관세·고유가는 여전한 변수
자율 주행과 SDV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기아는 내년까지 SDV 개발을 마치고, 2029년 초에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도심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레벨2++’ 자율 주행을 도입한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조건에서 핸들에서 손을 떼어도, 차량 스스로 운전하는 기능을 탑재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연간 수백만 대 규모의 실제 주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자율 주행 시스템을 계속 강화한다. 올해 초 영입된 테슬라·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첨단차플랫폼본부장(사장)이 처음으로 대외 행사에 참석해 이 전략을 발표했다.
주력인 자동차 사업의 경우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를 413만대까지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4.5%로 늘리는 걸 목표로 세웠다. 전체 판매량 중 절반을 전기차(100만대)와 하이브리드(110만대)로 채우며 친환경차 전략도 계속 강화한다. 기아는 2030년까지 5년간 로보틱스와 자율 주행, 차세대 전기차 개발 등 미래 사업에만 2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기간 전체 투자액 49조원의 약 43%에 달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년간 혁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 기아는 올해 전년 대비 7% 성장한 335만대를 판매해 총매출 11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미국 관세가 25%로 오른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중동 전쟁 발 글로벌 고유가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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