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공연예술, 佛 아비뇽 축제서 한국어 무대 펼친다

박성준 2026. 4. 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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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대로 여겨지는 프랑스 아비뇽 축제.

아비뇽 축제 측과 오랫동안 한국 작품 공연을 협의해 온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아비뇽 축제에서 한국어가 공식 초청언어로 선정된 것은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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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7월 개막 앞서 일정 발표
2026년 처음 초청 언어로 공식 선정
‘입센상’ 구자하 작품 등 9편 공개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원작
韓·佛 배우 이중언어 낭독 공연도
공연예술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대로 여겨지는 프랑스 아비뇽 축제. 1947년 프랑스 연출가 장 빌라르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 민주화 정책의 일환으로 기획한 축제에서 출발했다.
28년 만에 세계 최정상 공연 무대인 아비뇽 축제에 초대된 한국 작품 중 하나인 아티스트 구자하의 ‘하리보 김치’ 중 한 장면. 구자하 제공
좋은 작품을 엄선해 초청하는데 피나 바우슈,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이보 반 호브 등 세계적 거장들이 신작을 발표했다. 그래서 한때 교황이 머물렀던 고성 안뜰(교황청 명예극장)에서 해질녘 시작하는 공연을 보는 건 많은 예술 애호가의 ‘버킷 리스트’다.

아비뇽 축제 조직위는 7월4일부터 25일까지 교황청 명예극장과 아비뇽 일대 30여 공연장에서 열리는 제80회 축제 프로그램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비뇽 축제는 올해 초청 언어로 ‘한국어’를 선정하고 우리나라 공연 9편을 공식 초청한다.

티아구 호드리게스 축제 예술감독은 “최근 몇 년간 K팝,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부상했지만 한국의 공연예술은 유럽 무대에서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이미 알려진 것을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소프트파워 뒤에 숨겨진 것을 발견하고, 이 사회를 더 깊이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언어가 유서 깊은 아비뇽 축제 초청언어로 선정된 건 처음이며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된 건 1998년 ‘아시아의 열망’ 이후 28년 만이다. 이는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드라마 등과 달리 연극, 현대무용, 다원예술 등 공연예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조명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낭독 공연이다. 프랑스 연출가 쥘리 들리케가 소설의 한 장을 한·불 이중언어 버전으로 구성해 명예극장 무대에 올리며,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출연한다.

올해 3월 ‘연극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 입센상을 아시아 최초·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구자하 작가의 작품 세 편도 초청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구자하는 멀티미디어 퍼포먼스로 정체성, 소속, 식민 역사 이후의 삶을 탐구하는 작가다. ‘쿠쿠’와 ‘한국 연극의 역사’ 그리고 ‘하리보 김치’를 선보인다.
소리꾼 이자람은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눈, 눈, 눈’으로 초청받았다. 이 밖에 관객 참여형 공연 ‘코끼리들이 웃는다’(연출 이진엽)의 ‘물질’,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바키’(연출 이경성)의 ‘섬 이야기’, 기후 위기를 몸의 감각으로 풀어낸 ‘허 프로젝트’(안무 허성임)의 ‘1도씨’, 전통연희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리퀴드 사운드’(연출 이인보)의 ‘긴: 연희해체프로젝트 I’도 함께 소개된다. ‘1도씨’는 신체와 기후변화의 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서울에서 최근 초연된 바 있고, ‘섬 이야기’는 제주 4·3사태 때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한 사건을 다룬다.

아비뇽 축제 측과 오랫동안 한국 작품 공연을 협의해 온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아비뇽 축제에서 한국어가 공식 초청언어로 선정된 것은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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