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이가 그걸 또 봤대?” 전언까지 나왔지만…윤석열 “문건 기억 없다”

김수연 기자 2026. 4. 9. 20: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한 문건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건네받고 그 존재를 인지했다는 내용의 전문 진술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내란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위증 혐의로 기소된 점을 들어 증언 신빙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장관 쪽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에 대해 다투고 있는 만큼 반박 기회를 줘야 한다며 증인으로 채택했고, 신빙성은 별도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항소심서 재판장 “정말 기억 없나” 질타
12·3 비상계엄 관련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한 문건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건네받고 그 존재를 인지했다는 내용의 전문 진술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재판부가 이런 진술 증거를 제시하며 따져 물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문건을 건넨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윤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국회 등 주요 기관의 봉쇄와 언론기관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하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이 전 장관 모두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법정에선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이 적힌 문건을 전달했는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재판장이 직접 나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이었던 이동찬 변호사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는 ㄱ변호사 진술서를 근거로 강하게 추궁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끝까지 ‘문건을 건넨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해당 진술서는 이 전 장관 쪽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다.

재판장은 해당 진술서를 제시하며 “이 변호사가 소방청장 제목의 문건을 물으니, 증인이 ‘그걸 어떻게 알았대? 상민이가 그걸 또 봤대?’ 하면서 ‘김용현이 이런저런 문건을 갖고 와서 보여주길래 그 내용을 보고 말도 안 된다면서 한쪽으로 빼놨는데 그걸 굳이 또 봤대?’라고 이 변호사에게 얘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이 변호사와 그런 대화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이 변호사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재차 ‘기억이 없다’고 답하자 재판장은 “이런 얘기까지 나왔는데 증인이 전혀 집무실에서 문건을 본 기억이 없다고 하니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묻는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들은 사람이 있는데 정말 기억이 안 나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은 소리 내어 웃으며 “이 변호사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며 같은 답을 반복했다.

재판장은 재판이 끝날 무렵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은 적어도 전시, 사변에서 이뤄지는데, 군사 상황을 처음에 생각하는 게 정상이지 않냐”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시 정치적 상황만 언급한 것을 보고 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그 당시 현장에 있던 국무위원 중 어느 누구도 대통령이 계엄한다고 할 때, 그게 위헌이냐 위법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국민 반응 같은 계엄 선포 이후 후폭풍을 걱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추경을 예시로 들며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추경하면 나중에 문제 되지 않겠나 생각하지, 대통령이 추경한다는 게 위헌·위법이냐 따질 국무위원은 없다.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란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위증 혐의로 기소된 점을 들어 증언 신빙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장관 쪽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에 대해 다투고 있는 만큼 반박 기회를 줘야 한다며 증인으로 채택했고, 신빙성은 별도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음 기일인 오는 15일에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